'Humor'에 해당되는 글 58건

  1. 2009/01/07 mastin 고교전설 #42 - 폭 발 - (10)
  2. 2008/06/27 mastin 고교전설 #41 - 조 짐 - (6)
  3. 2007/12/10 mastin 고교전설 #40 - 출 정 - (8)
  4. 2007/08/28 mastin 고교전설 #39 - 전 쟁 - (7)
  5. 2007/08/09 mastin 고교전설 #38 - 배 반 - (7)
  6. 2007/01/17 mastin 고교전설 #37 - 욕 정 - (21)
  7. 2003/07/06 mastin 고교전설 #36 - 당 혹 - (35)
  8. 2003/04/06 mastin 고교전설 #35 - 만 남 -
  9. 2002/07/09 mastin A.D 1992, 좍샬 (2)
  10. 2002/01/05 mastin 고교전설 #34 - 동 물 - (3)





[고교전설 #42] 폭 발          - written by mastin -  




화장실에서 나온 나는 무척 하이 텐션이었다.


앞으로 당할 큰 액운을 대신하여 액땜을 했겠거니, 나름 긍정적인 사고를
해보았지만, 나의 성스러운 배설 행위를 유린한 범인에 대한 살해욕구는
떨어뜨려도 떨어뜨려도 떨어지지 않는, 마치 헤드락에 걸린 헐크 호간의
손과 같았던 것이다.



'똥 위에 주저 앉히자'



정신 건강의 쾌유를 위해서는 그래야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귀에는 입김. 똥에는 똥이다.


똥을 먹여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먹는 것으로 장난치지 말라는 가정교육을
엄격하게 받아 온 뼈대있는 가문의 자손으로 그럴 수는 없으니까.



'주저 앉히는 것이 최선이다.'



나름 진지하게 복수를 계획하며 돌아온 자리.



  "지스팟이 중요한 거야아아아!"



이미 돈마와 재성은 잠시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만취된 청춘이 되어
있었다.


화장실에 다녀온 15분 정도.


그 단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만취된 짐승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나름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해야할까.



  "어이~ 친구! 시원하게 배설하였는가! 헛헛! 그러고 보면 하느님이 참
   이해못할 개새끼야. 왜 자지라는 훌륭한 레저 도구와 똥 나오는 구멍을
   그렇게 가깝게 붙여 만든 거냐고!"



오오, 쿼바디스 도미네.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그 장막 안에서 벌거 벗은지라. (창세기 9장 21)



  "그나저나 60억 인구가 하루에 한번씩 똥을 싸면 그 똥은 다 어디로
   가는 거냐?"


  "달이다, 달! 그게 외계인이 있다는 증거지!"


  "워어오~ 천재 새끼!"



뇌의 모든 주름 사이사이로 알콜이 충분히 스며들었음이 분명한 사고유발자들.


청춘남녀를 한방에 두고 의복을 모두 빼냈을 때.


그리고, 쓰레기 베이스에 알콜이 첨가됐을 때의 공통점.


무조건 사고다.



  "친구야~ 어여 앉아. 봐라~ 봐. 캪.틴.큐. 큐선장님시다."



* 캪틴큐 : 큐선장이라고 불리우던 저가 양주. 가방 안에 숨기기 적당한
           사이즈와 만화 보물섬 등에서 해적들이 즐겨 마시던 술로 포지셔닝이
           되어 나폴레옹과 함께 저가 양주 시장을 풍미했다.
           럼(rum)의 향을 넣은 양주로 불리지만 실제는 일반 증류주로 최근에는
           다른 위스키병에 넣어 가짜 양주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곤 한다.


얼굴 전체를 분홍색 줄루펜으로 칠해놓은 듯한 돈마가 나를 끌어 자리에
앉혔다.


이미 녀석의 머리 속에 왈구의 소개팅은 아웃 오브 안중임이 분명했다.



  "취했다. 가자."



더 이상 뭔가를 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뿐더러 위험했다. 뉴런 하나하나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신속 과감하게 그 장소를 이탈해야 했다.



  "매헌 윤봉길이 이런말씀을 하셨지. 남자가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


  "죽여줄까, 자지를 잘라서 여자로 만들어줄까?"



아무리 으름장을 놓아도 만취된 짐승은 잔소리 회피 테크트리를 끝까지 타버린 터.



  "산도 알지? 산도가 생일이라고 큐선장님 돌렸다. 으하하하!"



산도라.


조직 및 사교계 진출률 40%를 자랑하는 동대문의 D중학교 동창으로 본드와
가스로 점철된 인생을 살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야간 빙고장 같은 조명을
설치한 오토바이를 타고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학교를 떠난 쿨가이.


이름 또한 얼핏 생각하면 아주 멋진 이름같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국민과자 크라운 '산도'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샌드의 쪽바리식 발음인 산.도.


그 영향 때문은 아니겠지만 산도는 그 당시 이태원의 신주쿠라는 쪽바리 전용
단란주점의 삐끼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리에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려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녀석이 문을 열고 들어와 자리에 다리를 꼬고 앉으며, 나를 보고 씨익~ 웃음을
날렸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그 의미심장한 웃음.



  '저 새끼다!'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오는 햇볕 속에 실루엣으로만 보였던 배변유린자.


산도였다.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산도라면 미처 똥 위에 주저 앉히기 전에 나를 오토바이 매달고 동네를
두어바퀴 질질 끌고 다니다가 케찹 비슷한 형태로 만들기에 충분한 녀석.


사람 안 무서워하는 비둘기들에게 둘러쌓인 것만큼 짜증이 났다.


어쩌지, 그냥 똥 닦다가 묻은 척 하고 손에 똥을 묻혀서 악수라도 할까,
정녕 이 나라의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개탄을 하는 순간.


왈구가 문을 열고 등장했다.


밤새 다림질을 했을 것이 분명한 빽마이를 입은 왈구의 등장과 함께 만취한
재성이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어이~ 친구! 수통의 물은 충만한가?"


  "오늘을 위해 몇일 금딸 하였는가?"



이미 짐승에 무한 수렴되어 있던 나의 오랜 쓰레기 친구들은 가게 전체가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금딸은 폭딸을 구축할 뿐일세. 헛헛헛"



동시에 왈구의 얼굴이 변기만큼 하얗게 질린 것은 물론이다.



  "뭐, 뭐야, 이 씨, 씨발놈들. 너, 너네가 여기 왜 있어?"



왈구는 죽통을 세게 한번 갈기거나, 똥침을 제대로 한번 넣어주면 그것을
핑계삼아 펑펑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신체의 자유를 가진 국민이 어딜가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 빨갱이냐? 간첩이야?"


  "그러고보니 이 새끼 새벽에 흙 묻은 신발로 산에서 내려오고, 무의식중에
   동무라는 어휘를 사용한 것도 같아."



카오스로 무한 발산하는 대화가 끝나자마자, 똘이장군 삽입곡이 호프집 전체에
울려퍼졌다.



  "나는 알아요~ 키는 작지만~ 나는 알아요~ 손도 작지만 ~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대한의 어린이~
   길을 알아요~ 나는 싸워요~ 눈은 작지만~ 나는 싸워요~
   힘은 없지만~ 싸움을 좋아하는 공산당은 싫어요~
   자유를 위해서~ 나는 싸워요~"



찌질한 대한민국 남아의 기상을 기개있게 펼치는 재성과 돈마를 쳐다보던
왈구도 직감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소개팅은 좆.됐.다.라는 것을.


지금처럼 휴대폰이라도 있었으면 급하게 약속 장소를 변경했을 때이지만,
그때만 해도 휴대폰은 커녕 삐삐도 없었던 아날로그 시대.



  "나가자.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 친구들아"



때아닌 햇볕 정책을 사용했던 왈구.


물론 내음성이 강한 음지식물 같은 놈들에게는 절대 적절치 않은 반응이었다.



  "나 뀐다!"


  "뭘?"


  "뿌우우우웅!"



왈구의 청유에 입이 아닌 괄약근을 움직여 대꾸했던 돈마.


이미 협상의 여지는 저 하늘의 별이 되어 있었다.



  "야, 좀 조용히 안해?"



이 초절정막장의 흐름을 끊은 것은 다름아닌 알바 협객.


가뜩이나 고삐리들이 둘러앉아 슈퍼에서 사 온 캪틴큐를 홀짝 거리던 것이
못마땅했던 대학생 알바 엉아가 드디어 폭발했던 것이다.



  "나 뀐다!"


  "뿌우우우웅!"



알바 협객의 압력에도 입이 아닌 괄약근을 움직여 대꾸했던 돈마.


흡사 이것은 에반게리온의 세컨드 임팩트.



  "너 나와, 이 새끼야!"



분노 게이지가 극도로 상승한 알바 협객이 돈마를 끌어내자 보광동 제1협객
재성이도 벌떡, 덩달아 놀러왔던 알바 협객의 친구들도 벌떡, 근처에 있던
산도 무리들도 벌떡, 이른 아침 헛좆 기립하듯 모두 가게에서 일어섰다.



  "뭐, 뭐야 이 새끼들, 너네들 다 나와!"



엄청난 쪽수의 기립에 잠시 움찔했던 알바 협객.


여기서 꿀리면 헛좆이 된다라는 생각에서였는지, 억지로 짜낸 목소리로
보광동-한남동 스트리트 파이터들을 향해 소리쳤고, 그 즉시 되빠꾸로
500cc잔이 날아들었다.



  "담궈, 씨발!"



재성이 돈까스 접시와 함께 날았고, 산도가 부대찌게 냄비와 함께 날았다.


그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은 크고 울툴불퉁한 고추를 원하는가, 아니면 작고
아담하면서 귀여운 고추를 원하는가의 답변만큼 명확했다.



'튀자'



진정한 극복보다는 회피가 남자의 참맛.


아주 소심한 복수로 산도가 벗어놓은 옷에 돈까스 소스를 뿌리고 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문득 왈구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최홍만과 딥키스 30초 or 이준기 펠라치오 1분 택1'의 강요를 받은 것 같았던
그 얼굴.


그 얼굴을 외면하며 문을 열고 나서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여자가 옆을 스쳤다.


'트레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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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7 13:52 2009/01/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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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추억의 마사오를 동경하며, 핫윈드에 열광하던 그 시대의 청소년들은 그랬다.



  "구멍에 손가락을 탁 대. 물이 나오지? 그럼 하면 돼!"



넘쳐나는 성욕이 비해 몹시도 왜곡된 개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왜, 정수기랑 하지, 이 씨발놈아!"



청계천을 뒤지며 비디오를 찾고, 그 비디오의 첫장면이 원기옥을 모으는 손오공의
그것과 같은 '전국~'이라는 우렁찬 외침이었던 그 때.(돌아오는 대답은 '노래자랑~'
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시간을 시청하고, 뒤이어 나오는 전원일기의 처량한 오프닝을
들으며 눈물 흘렸던 그 시절의 청소년들.


야동이라는 신이 주신 선물조차 받지 못했던 그 때,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실전의
가능성은 얼마나 큰 흥분이었을까.


그래서 우리 왈구는 '기나 긴 첫경험'을 위해 일주일 내내 단백질 분출에 매진했다.



  "그 날 내 쥬니어의 영광을 위하여어엇!"



  "학교에서 딸딸이 좀 치지마, 이 드러운 새끼야!"



좀 더럽긴 했지만, 확언컨데 왈구의 인생에 있어서 '노력'이라는 것을 해본 적은
그 때가 처음일 것이었다.


한참 후에 영화 '테러리스트'에 나오는 염정아 가슴을 보며 한손으로는 리모콘을
조작하고, 한손으로는 자신의 곧휴를 조작하는 멀티플레이어적 열정을 보인 적도
있었지만, 트래펑을 만나기 직전의 그 열정에 비할 것은 아니었다.
(왈구는 결국 '염정아 가슴 노출 타이밍'을 놓쳐 최민수의 얼굴에 사정했다.-_-)


긴장했기 때문인지 왈구는 일주일 내내 양호실까지 들락날락거렸다.



  "속이 안 좋대"


  "너 원래 좀 안 좋았잖아?"


  "으음 ... 요즘 들어 라면 먹고 나면 속이 쓰려"


  "그건 원래 그런 거잖아"


  "으음 ... 맞어"



씨발놈, 꾀병이라고 하면 입이 찢어지기라도 하나.


수업시간에도 자신의 곧휴를 꺼내어 기립시키고, 에어울프의 조정기를 닮지 않았냐며
이리저리 흔들어대던 왈구.


본의 아니게 난 그 시커먼 물체를 참 많이도 봤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D-day.


호프집 '자유시간'으로 일치감치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던 재성과 돈마, 그리고 나.



  "호프집이군"


  "호프집이네"


  "참 희망찬 이름이군"


  "참 희망찬 이름이네"


  "죽빵에서 3천원 딴 지학이가 쏘기로 하자. 음헛헛~"



눈으로는 눈치를 보면서, 입으로만 웃고 있었던 하이에나 같은 녀석들.


그들에게 이끌려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 뭐 먹을까? (초롱초롱)"



눈동자에 보석을 박은 듯, 희망찬 눈망울의 돈마가 물었다.



"얻어 먹을 때는 그런 말 먼저 하는 게 어울리지 않지 않냐?"


"우리 뭐 먹을까? (방긋방긋)"


"......"


"야 임마, 그러니까 니가 돈이 없을 땐 말이야 ..."


"우리 'A4 돈까스' 먹자 (방긋방긋)"



그렇게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A4 용지 크기의 돈까스와 500cc 세 잔을
맞이했던 우리.



  "퉷!"


  "우에엣!"



대충 예상 가능한 상황이기는 했다. 안주가 나오자마자 재성이 침을 뱉었던 것은.



  "영역 표시다. 내 타액이 묻은만큼은 내 영역이야. 으하하 ... 야! 야! 야!"



재성이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너는 떠들어라, 나는 먹겠다'라는 정신으로
돈까스를 씹고 있었던 돈마.



"똥을 싸봐라, 내가 못 먹나!" -_-



처열함의 끝을 보자는 돈마의 발언에 의기양양했던 재성도 돈까스 공략에 집중했고,
나 역시도 지기 싫어서 입이 찢어질 정도로 돈까스를 우겨 넣기 시작했다.


그 결과, 3분 후.


우리에게 남겨진 안주는 마요네즈 일부가 묻어있는 양배추뿐이었다.



  "저급한 새끼들! 교양없는 새끼들! 생활기스 난 이월상품 같은 새끼들!"



안주에 침을 뱉은 놈이 할 말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재성은 몹시 분노했다.



  "아빠한테 빼앗긴 핫윈드가 아빠 차 안에 꽂혀있는 것 봤을 때 이후로 이런 기분
   처음이다!"


  "훗, 그 정도 가지고! 난 우리 삼촌에게 '십대들의 꿀단지'를 빌려줬다 돌려받은
   적도 있어! 다시 받았을 때는 책장과 책장이 종종 들.러.붙.어. 있었지!"


  "......"



  "씨발, 졌다."



너무 한심한 대화여서였을까.


아니면 트래펑을 만난다는 묘한 흥분 때문이었을까.


괜시리 오줌이 마려워지는 느낌을 거쳐 똥이 마려웠다.


왈구의 약속시간까지는 아직 30여분이 남았었기에 화장실을 찾아 바지를 내리고
느긋하게 자세를 잡았다.


쪼그리고 앉아서 볼일을 보게끔 되어 있던, 좌변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던
그 화장실.


앉은 자세에서 손을 뻗어도 문에 손이 닿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설계상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불행의 시작.


최선을 다해 찌개 끓이는 소리를 내며 출력에 힘쓰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 상황에서 노크에 답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번째, 오리걸음으로 문까지 전진하는 방법.


식빵에 딸기잼을 듬뿍 바르고 반으로 접었을 때 빵 사이로 비어져 나오는 딸기잼이
상상되었다.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두번째, 좀 찝찝하기는 하나 한 손으로 땅을 짚고 나머지 한 손으로 노크를 하는
방법.


두번째 방법이 그 상황에서는 좀 더 설득력 있었다.


난 몸을 앞으로 기울여 왼손으로는 땅을 짚고, 오른손은 노크를 하기 위해 들어
올렸다.


문은 그 때 열렸다.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오는 햇볕 속에 실루엣으로 서 있던 그는 누구였을까?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난 한 손으로는 땅을 짚고, 한 손은 슬프게 들어 올린 채 녀석을 올려다 봤고
녀석은 입을 반쯤 벌린 채 그런 나를 쳐다보았다.


위를 향해 약간 들린 나의 엉덩이, 방금 생산된 싱싱한 똥, 그리고 그 똥을 슬프게
가리키고 있는 나의 자X.


미안하다는 말, 죄송하다는 말도 없었다.


문은 거짓말처럼 다시 닫혔다.


문이 닫히고 나서도 난 잠시 그 자세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머리 속에서 '아베마리아'의 음악이 울려퍼졌다.


노크를 하려고 들어올렸던 손으로 난 화장실의 걸쇠를 잠궜다.



'미안해하고 있을까? 미안해하고 있을꺼야! 틀림없이!'



옆칸으로 들어서는 녀석의 기척이 느껴졌다.



  "웁푸후읍~ 음~ 풉풉풉! 큼푸흡흡!!"



웃음을 참으며 힘을 주느라 심하게 흐트러진 녀석의 호흡이 한 장 판넬을 뚫고
전해져 왔다.


목격자도 없는데 살해해 버릴까.






트래펑을 만나기 전 10분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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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11:14 2008/06/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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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40] 출 정          - written by mastin -  







죽일 것도 없고, 싸울 것도 없고, 극복해야 할 것도 없고, 탐구해야 할 것도 없는 이런
거세된 세상에서 태어난 현시대의 '보통 남자'들.


특히나 학교, 도서관, 집이라는 단순 반복적인 쓰리쿠션 생활 루트에 적응되어 있던
고딩들에게 '여자'란 현실 가능성상에서 쟁취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였다.


게다가 그 주인공이 '트래펑'양이었으니, 전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


모두의 기대는 부풀어 오르고, 덩달아 모두의 하반신도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날 저녁 왈구와 당구를 치고 있는데, 왈구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여자랑 있지?"



돈마였다.




  "지학이랑 당구 쳐"


  "여자랑 있구나?"


  "당구 친다니까!"


  "에이~ 알았어. 한코한코 최선을 다 해라."


  "씨발놈아!!! 당구 친다니까!!! -_-"




끊임없는 견제 세력에 민감하기가 민감한 그날의 옆집 누나와 같았던 왈구.




  "(공 좀) 잘 줘봐, 좀~"




공이 어렵게 서서 한마디 했을 뿐인데




  "내가 걸레냐? 잘 주게? 이 씨발놈아!!!"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슈퍼 샤이언인처럼 분노하고 있었다.


물론 각막을 살살 간지럽히는 코믹한 몽따쥬 때문에 분노를 해봐야 더욱 코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을 뿐이었지만.




  "처음인데 아프지 않을까? 아니야. 종소리가 더 멀리 울려퍼지기 위해선 종은 더 많이
   아파해야 해. 우하하하~"




미친 혼잣말로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었지만 엄습하는 공포는 수컷의 육감으로 충분히
느끼고 있었을 터.




  "모두가 접근하기 전에 빛의 속도로 싸주지. 음하하하하~"





... 정자가 널 싸겠다, 이놈아.






게임이 끝나갈 무렵 당구장으로 급습하는 재성과 돈마. 분명 확인사살용 방문이었다.




  "어? 진짜 당구 치네?"




참으로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등장하는 둘에게 왈구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래, 당구 친다! 뻥도 아니고 딸도 아니고 떡도 아니고 당구 친다! 왜! 왜! 왜!"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가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돌이켜보자면 왈구의 이때 행동이 그러했는데, 평소 '치다'라는 동사를 제시하고 걸맞는
명사를 대보라고 하면 '으헝헝~'이라고 했을 것이 분명한 녀석이 언어유희까지 구사하며
당당히 대항하고 있었다.




  "상도덕도 없는 새끼들! 선점이라고 선점!"




강하게 저항하는 왈구를 보며 돈마는 움찔했으나, 사짜의 피가 잘잘 흐르는 '내추어 본
야부리(Nature Born Yaburi)' 재성은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로 왈구를 달래기 시작했다.


  

  "이게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넌 공부를 해야지. 지난 시험에서 너 무려 5등이나
   올랐잖아? 그래, 안그래? 너 보기보다 공부 머리가 있다니까?"




55등이나 50등이나 사실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숫자이기는 하지만




  "으 ... 음? ... "



  "아직도 모르겠냐! 서울대만 가봐. 여자가 줄을 서!"





참 신기하게도, 아무도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저런 뻔한 밑밥에





  "음? 줄을 왜 서? 화장실이 부족한가?"





왈구는 잘 낚였다.



'서울대 가면 여자가 줄을 선다 -> 화장실이 몇개 없어서 여자들이 화장실 앞에 줄을
서 있을 것이다.'라는 말도 안되게 흘러간 연산 흐름이긴 하지만.




  "여자의 몸을 알게 된다는 건 신체의 최대 분쟁지역, 사고 다발 지역으로 걸어들어
   간다는 소리야. 너, 이 중요한 시점에 위험을 무릅 쓸거야?"




왈구는 머리가 나쁘지만, 그에 반비례하여 호기심은 최고라서




  "오오~ 그거 할 때, 무릎도 써야 돼?"




대화가 잘도 이어진다. (나중에 물어보니 '위험한 무릎'이라고 들었다고)




  "하여튼, 네가 육감의 R&D에 매진 할수록 네 미래는 불투명해 지는 거야"




재성, 정말이지 기본적인 상도덕이 없을 뿐더러, 인의예지 4가지 중 어느 것 하나 충족
시킬만한 역량이 없는 녀석이 도덕 선생님 같은 말을 잘도 해댔다.




  "이미 트래펑은 나한테 넘어와 있어. 나한테 얼마나 잘 하는지 알아?"




왈구가 반격해 보지만




  "훗~ 너도 노약자나 장애자한테는 친절하잖아?"




장애자 정도로 자아의 그레이드만 하락시킬 뿐.




  "아씨발! 한번 해보고 싶어서 하는 건데 그게 왜 나빠? 할거야! 할거야! 할거야!
   합법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걸로 섹스 이상이 뭐가 있어? 응?"




소리를 질러보지만




  "자위"




재성에게는 '차리고 있다', 보이스카웃의 구호처럼 늘 준비된 대답이 있었다.




  "으...음? 그거 합법이야? 합법이냐고! 그리고, 그게 섹스보다 기분이 더 좋을리가
   없잖앗!!!"




꿩잡는 매, 왈구 잡는 재성이었다.




  "이 새끼 좀 잡아봐"




재빠른 동작으로 왈구의 상반신을 제압한 재성은 돈마와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뭐, 뭐냐, 이씨발놈들, 뭐냐!"




뭔지 몰라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에 재성에게 즉각 협조했던 돈마와 나.


왈구의 사지가 옴짤달싹 못하게 되자 재성은 왈구의 신발을 벗기고 발가락을 간지르기
시작했다.




  "뭐, 뭐냐~ 이씨발놈~ 으하하하하~ 이씨발놈~ 뭐냐~"




말투만 봐서는 욕을 하는건지, 친근감을 표시하는 건지 전혀 알아먹을 수 없는 왈구의
몸부림이 지속되다가




  "이제 풀어봐"




벌개진 얼굴로 전력을 다래 발을 긁고 있는 왈구를 보며 재성이 한마디 한다.




  "어때? 기분 좋지?"



  "뭐가?"



  "정말 가려운 곳을 긁는 것! 그것이야말로 섹스 이상의 쾌감이지."





이번 건 아무래도 좀 무리수가 있었다.




  "좆까!"



  "남중! 남고! 공대! 군대! 이것이 진정한 사나이의 길이란 말이닷!"



  "좆뼈! 동정남은 늙어서 연금이 더 나오기라도 한단 말이냐!"





이번만큼은 왈구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머리 속이 볼트와 너트의 타이트한 '조임'에 몰두해 있는 뇌없는 열혈 청소년에게
논리와 설득은 무의미해 보였다.


게다가 기나긴 재성의 사기 행각은 특정 광고의 노출이 너무 장기화되면 광고 효과가
떨어지는 벽면 효과(wall effect)와 같이 진행되어 있었다.





  "여자 가슴이 왜 2개인지 알아? 남자 손이 2개이기 때문이야! 난 할거얏!"




왈구는 석양을 향해 뛰어갈테야~ 라는 소년 만화의 주인공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며
당구장을 뛰쳐 나갔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전혀 인지를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알았는데 ...



이 새끼는 당구비 내기 싫어서 튄 것이 분명했다.





  "일도 이비 삼첩 사처  (一盜 二婢 三妾 四妻). 난 출정한다."





비장한 표정으로 재성이 말했다.


기필코 일도(一盜)를 시도하겠다는 의사표현.






난 이 녀석들을 그때까지 쭈욱 '똥 만드는 기계'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럽고, 냄새나고, 불결한 똥.


그렇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녀석들은 '똥이 원하는 화장실까지 옮겨주는 그릇'이었을 뿐.


똥의 입장에서 본다면 덤같은 것이었다.





   "너희는 모두 똥그릇이로구나"





왈구의 당구비를 대신 계산하며 한마디하자, 재성이 어림없다는 듯 짧게 대답했다.







  "난 카레야"







그렇게 ... 기다리던 주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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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0 14:32 2007/12/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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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39] 전 쟁          - written by mastin -







왈구는 그렇게 하루를 제끼고, 다음날 0교시가 끝나서야 등교했다.


이미 학교에서도 '우리 학생 아니오' 하며 내놓은지 오래라, 녀석은 위상공간 자체가
일반인과 달랐다.


9차원 세계의 왈구는 그 날도 이집트의 황제만큼 느긋했다.


'또 늦었냐?'라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자, 녀석은 좌석에 천천히 연착륙하며
이렇게 얘기했다.




  "후훗~ 오늘도 시대가 나의 흐름을 따라오지 못 했군."







시대는 따라오지 못 했을지 몰라도, 재성과 돈마는 따라왔다.





  "너!"




두 명의 열혈남아는, 그러니까 '속 좁고, 뒤끝있고, 치사하고, 비겁하고, 유치하고,
남 잘 되는 꼴 못 보는 두 명의 열혈남아'는 어제의 일로 몹시 화가 나 있었다.





  "일단, 운동장 한가운데 머리만 남기고 묻자"





돈마가 제안했지만





  "아냐. 일단, 참아."





의외로 재성은 침착하게 반응했다.


이상했다.



  "이 새끼, 내가 대법원까지 싸워주지.네 아들까지 이 빚을 갚게 될 거다."



이 정도의 멘트를 기대했던 모든 이들이 의아해했다.



예전에 재성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친구 : (재성의 반찬인 계란말이를 집으려다가 실수로 땅에 흘린다.)


재성 : (버럭) 주워서 쳐먹어!


친구 : 아 , 미안하다. 미안해. 네가 참아라.


재성 : 암닭이 앞구녕으로 떡치고 뒷구녕이 찢어져라 뽑아낸 알이야. 뭐? 참으라고?
        네 부랄한테나 얘기하시지. 정자 생산 참으라고!!!


친구 : (억지로 웃으며) 미안, 미안. 참을 인(忍)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잖냐?


재성 : 어떤 새끼가 그래? 아가리를 참을인자 모냥으로 찢어서 조솨벌라!






이랬던 재성이 '참아'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


오로지 충동과 감정으로만 점철되어져 있는 재성의 흑역사를 볼 때, 재성이 참는다는
것은 필시 큰 폭발을 위한 예비 폭발이라고 예감되어졌다.




  "이해는 한다"




낮은 목소리로 재성이 얘기했다.


그리고, 조금 긴 얘기를 시작했다. 압축하자면 그 얘기는 이렇다.




옛날 슬기로운 재벌 2세가 살았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3명의 여성 중 누구와
결혼할까를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각각 500 만원씩을 건네주며 여자들이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기로 했다.


첫번째 여자는 비싼 옷과 고급 화장품을 사고 최고의 미용실로 가서 자신을 완벽하게
치장하는데 그 돈을 모두 사용했고, 두번째 여자는 남자의 새 양복과 셔츠 등을 사는데
돈을 전부 썼으며, 마지막 여자는 그 돈을 세력주에 투자해서 두 배로 불린 후 남자에게
되돌려주었다.


이리하여, 후보들의 캐릭터는 아래와 같았다.


1번 후보 : 자신을 가꾸는 여자

2번 후보 : 상대방을 배려하는 여자

3번 후보 : 현실적으로 현명한 여자











  "그래서, 남자는 그 중에 가슴이 제일 큰 여자와 결혼을 했지."








예상했던대로, 도대체가 얘기에 주장도 없고, 교훈도 없고, 논점도 없었다.





  "네가 지난 번에 만났던 돼지를 버리고, 보다 나은 외모의 여성을 갈구했다는 점은
   십분 이해한다. 여자야말로 남자에게 필수 아미노산이니까."




  "응? 으 ... 응"





재성의 차분한 반응과 긴 이야기에  '긴 문장 이해도 0%' 왈구의 눈동자가 헤엄치고 있었다.





  "돼지는 버려. 여자 애들을 전부 공평하게 대해주면, 예쁜 애한테 불공평하잖아."





재성의 말에는 바보를 설득시키는 힘이 있었다.


타이밍도, 어조도 언제나 좋았지만 무엇보다 언제나 말에 힘이 실려 있었고,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




  "인생은 곱셈이야. 네가 0이라면 뭘 곱해도 무의미한거지."




게다가 99%의 사기성 문장 중간에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한다는 말도 빼먹지
않고 삽입/강조했다.


이 녀석이 몇년 후, OO은행 채권 회수팀에서 우수 사원으로 일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돈을 갚아야 할 사람들에게 이런 방법으로 사기를 쳤다고 전해진다.)






  "어제 삼식이한테서 네가 만나기로 한 애가 '트래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드디어 본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 재성이 말한 '트래펑'이란 무엇인가?


물론 치아염소산소다와 수산화나트륨, 계면활성제로 구성된 하수도 청결제를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트래펑'에 대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두달 정도 전.


학교 앞 독서실 딸내미가 한번 보면 찔끔거릴 정도의 초절정 미소녀인데, 아버지의
사업을 번창시키기 위해 독서실 우수 고객에게 한번씩 몸을 허락한다는 소문이었다.


워낙 시원시원하게 잘 주다-_- 보니 '트래펑'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여기저기서 누가
트래펑과 펑펑 했다더라~라는 카더라 통신 제보가 잇달았다.


그 화제의 주인공 '트래펑'을 왈구가 만났다는 것이다.


돈마가 다시 한번 폭발했다.





  "진짜야? 진짜 트래펑 만났어? 쿠오오오~ 이런 G7 회원국마냥 풍유로운 새끼!"





하지만, 왈구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G7이 뭐야?"





이런 상대에게는 맥이 끊겨서 개그를 치는 것도, 화를 내는 것도 힘들다.






  "글래머 일곱"




  "아, 지쎄븐! 일곱이면 거 참, 풍요롭네."





이런 놈들과는 대뇌를 이용하지 않고, 연수와 척수만 사용해도 대화는 진행된다.





   "설마 ... 어제 펑펑 뚫었냐?"





돈마가 코와 입술 사이를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


'그렇다'라는 말이 나오면 바로 엎드려 울 자세였다.


이미 모두의 근처에 있던 모두의 눈이 왈구에게로 집중되어져 있었다.





   "생육하라! 번성하라! 이 땅에 충만하라!"





왈구는 대답 대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교내 매점에 붙어있던 창세기의 한 구절을
외쳤다.


이미 왈구의 머리 속에서 이성과 감성의 투쟁은 종결된 지 오래, 그 심적 상태가
시간과 공간으로 무한 확장 되어가고 있었다.





  "후후, 너희 다리 사이에 달려있는 건 패션 페니스일 뿐이야. 배설전문기관이라고나
   할까? 여자 가랑이조차 열리지 않는 놈에게 미래가 열릴 것 같아?"





그러나, 우리는 화자의 평소 덕망과 품행이 얼마나 중요한 지 이미 알고 있다.




  "뻥 치지 마!"



  "야부리!"



  "개구라!"





왈구의 무용담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얼마 전에 자랑스럽게 떠들었던 '자위행위를 하고 한 방울도 손에 묻히지 않았어'라는
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터였다.


바보짓, 미친짓, 또라이짓만 인정한다.


정액 무접촉 자위행위마저 인정 안된다.


그것이 왈구의 인생이었다.





  "사실이라면 어떻게 눕혔는지 말해봐"





돈마는 왈구에게 디테일을 요구했다.



거짓을 말하는 자는 늘 디테일이 약하다.




  "훗, 너희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일상적인 것부터 시작하는 거야."



  "그러니까 어떻게?"



  "'아, 오늘은 날씨가 건조하네. 촉촉하게 조금 내 거시기 좀 핥아볼래?'라고
    자연스러움에 포인트를 둬서 ... "





얘기는 중간에 끊겼다.



혹시나 하고 모여들었던 아이들이 왈구에게 분필을 던지며 흩어졌기 때문이다.




   "뻥 아니야! 진짜라니까!"



왈구는 항변했다.




  "알았어. 이번 방학에 그 여자랑 내 모나코 별장에 놀러 와"




그리고, 무시당했다.




  "이 새끼들! 두고 봐! 내가 선두에 서서 줄기찬 박음질로 전립선 전문대학을
   세울테니까!"




니체는 타락한 욕망과 고귀한 이성의 양극단을 모두 지니며 이러한 양극단 사이에서
초연하게 그 균형을 지니는 것이 초인이라고 했다.


디오니소스와 아폴론의 황금분할점.


왈구는 욕망의 절정에서 이성의 끈을 억지로 쥐어 짜내며 초인이 되려 하고 있었다.





  "잘 봐. 이번 주말이 지나면 역사가 생긴다니까! 월요일에 보자고!"




순간적으로 재성과 돈마의 눈이 보석처럼 빛났다.




  "주말에 ... 만나기로 했어?"



  "당연하지! 토요일 저녁 6시에 자유시간 호프에서 만나기로 했다구! 그 건물 위층이
   여관인 거 알아, 몰라?





니체의 의견과는 달리 왈구는 이성의 끈을 잡는 순간 초인이 아닌 새가 되었다.



감히 말하건데, 두뇌를 잘 활용하려면 이를 기억과 저장의 기능으로만 쓰지 말고
창조적으로 써야 한다.





  "고맙다. 다시 태어나면 SEX가 없는 나라에서 태어나라"
  




재성이 왈구의 어깨를 두드리고 자리를 떠났다.



전쟁은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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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8 08:52 2007/08/2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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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38] 배 반          - written by mastin -








드디어 D-day.


왈구는 대한민국 청소년의 족쇄 0교시가 끝나고 등교했다.



  "왜 늦었냐?"



커뮤니케이션의 첫째 목적은 상대방과의 '소통'이다.

  

굳이 화려한 표현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상대방과 통(通)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으면 그것으로 본질의 의미는 살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의미에서 '왜 늦었냐?'라는 질문은 보편타당한 사고방식으로 '늦은 이유'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대화의 형식이다.







  "응, 아메리칸 스타일이야."




여유로 쌓아올린 63층 빌딩 같은 표정.


'왜 늦게 나왔냐?'에 대한 '아메리칸 스타일이야'.


그 표정과 어조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자칫하면 수긍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 그는 아메리칸 스타일이었을뿐.




  "왈구야"



  "만약에 내가 아침에 똥을 눴는데"



  "응"



  "반질반질한 적갈색 격자무늬가 새겨져 있는 똥이 나왔다고 치자."



  "응"



  "그걸 내가 학교에 들고 와서 '이건 아메리칸 스타일의 똥이야'라고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들겠냐?"



애당초 놈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대부분 원숭이 혹성을 탈출하려고 발버둥쳤는데
알고보니 그 별이 지구였다라~는 것만큼 허무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긴 했지만




  "아니지. 적갈색 격자무늬는 유럽식이지."




놈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그것도 모르냐는 눈빛으로 나를 잠시 쳐다보던 왈구는 필통과 스포츠 신문만
들어가 있을 것이 뻔한 가방을 책상 위에 팽개치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역시나
가방에서 스포츠 신문과 볼펜을 꺼내서 1면을 장식한 연예인의 얼굴에 콧수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놈은 그 후로 10년 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두 개나 시켜먹은 뒤에 '왜 그렇게
많이 쳐먹느냐'는 질문에도 이렇게 대답했다.




  "응, 사람은 누구나 일탈을 꿈꾸잖아?"




이쯤되면 커뮤니케이션은 포기다.








  "늦었군. 오늘의 거사를 위해 밤새 요쿠르트 병이라도 채운건가?"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메니는 하이에나의 눈빛으로 돈마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한쪽 뺨을 실룩거리고 있는 것이 분명 '난 꼬장을 부리고 싶소'의 표정.




  "아 몰라, 날짜를 미루재"



  "왜?"



  "몰라, 생리라도 하나보지"



  "무슨 소리야. 약속을 했으면 그 정도는 참고 나와야지!"




오늘의 깽판을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웠을 것이 분명한 돈마.




  "생리 그 까짓 거!  설사보다 참기 힘든 건가?"




쏟아지는 설사같은 질문.




  "그걸 말이라고 하냐, 일주일 정도 피가 나오는 건데?"




장마철 하수구 역류하듯, 무식과 꼬장이 버무려져 넘쳐 흐르고 있었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사는 사람들이 있다.


고집스럽고 우직하며,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관철하기 위해 얼마든지 세상과
맞짱을 뜰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확신에 의해 뭔가를 이루어내는 인물이거나






  "일주일이나 피를 흘려? 뻥치시네! 인간이 그러고도 살아있을 수 있다구?"



그냥 쓰레기다.





결국, 녀석은 17살 때까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었고, 18세까지 생리는 똥처럼
참을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으며, 19살 때까지 엿이 냉동식품이라고 믿고 살았다.

더욱더 터무니 없는 것은 그 후로 10년이 넘도록 자기가 잘 생겼다고 믿었다.




  "그래서 얼마를 미루자는 거야?"



  "다음주에 보재"



  "쿠오오~~~ 일주일동안 도대체 뭘 하면서 기다리라는 거야"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은 그리 한가한 존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돈마는 소풍전날
우천으로 인한 소풍 취소를 통보 받은 유치원생처럼 토라져버렸다.


하긴, 돈마는 늘 부유하는 수중 식물만큼이나 할 일이 없었드랬다.




  "심심하면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토해."




재성도 분위기를 살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바보, 쓰레기, 또라이 크로스.



  "어차피 네가 뭔가 해봐야 지구만 더워질 뿐이잖아.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니까 가서 바닷물이나 퍼마시고 오던지"



지구니 온난화니 언급하면서 다가오기는 했지만, 역시 재성도 소개팅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왈구! 솔직히 불어, 뻥이지?"




재성은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뭐가?"



  "우리 떨어뜨려놓고 혼자 가려고 구라치는 거잖아"



  "아니야"



  "뻥 치지마. 더러운 배반자 새끼! 너 지난 번에 만난 그 돼지는 어떻게 할건데? 응?
   그 돼지는 어떻게 할건데~!!!  살찌고 못생겼다고 해서 젖과 보지만 빼고 죽어버리라고
   할거냐? 그러고도 네가 인간이냐? 응? 네가 인간이야?"




재성은 늘 강했다.


타이밍도, 어조도, 단어선택도,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가만히 서 있는 차를 들이받고도, 뒷목 잡고 내려서 병원비를 받아갈만큼의 일방적 화법.





왈구는 잠시 머뭇거렸다.


모두 왈구의 반응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을 무렵, 왈구가 창문 밖을 손가락으로 넌즈시
가르켰다.




  "아, 저건 또 뭐야?"




모두가 왈구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렸을 때.





  "다.좆.뼈!!!"




비명처럼 들린 세마디와 함께 왈구는 빛의 속도로 달려나갔다.


나중에 들어보니 "너네 모두 좆 뼈 버려라~"의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세 글자였지만
그 때 당시는 모두 어안이 벙벙해서 뭐라고 씨부렁거리고 가는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놈은 사라지고, 우리는 남았다.





  "저 새끼 ... 저거저거 ... 어떻게 하냐?"



  "된장같은 걸 바르고 머리부터 한입씩 먹을까?"



  "자지를 무릎에 이식해서 평생 반바지를 못 입게 해버릴거야!



  "휴우~ ... 난 아무래도 핵 밖에 없을 것 같다."




음양의 조화를 이해하지 못한 무지몽매한 권력가들에 의해 음기와 분리된 삶을 살아야했던
시대의 탕아 양기탱천 왈구는 그렇게 굶주린 음기를 찾아 친구들을 버렸다.







  "친구? 네 친구들? 그 애들을 방 안에다 먹을 것도 없이 일주일만 가둬놓으면 ...
   그땐 친구란게 뭔지 알게 될 거다."   <아트 슈피겔만, 쥐>



  "친구? 네 친구들? 그 애들을 여자 한명 없이 남자 고등학교에 3년만 가둬놓으면 ...
   그땐 친구란게 뭔지 알게 될 거다."   <정왈구, 고교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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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9 19:26 2007/08/0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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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37] 욕 정        - written by mastin -





그 날 이후, 자연스럽게 소개팅 날짜가 잡혔다.


알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18세 수컷 청소년이란, 같은 또래의 암컷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마다할 수 없는 존재다.


마다하다니, 어처구니사타구니얼토당토우주전함야마토다.


신은 삼라만상 음양의 조화로 아우러지게 이 세상을 설계했고, 우리는 그 흐름을 지켜나갈 의무가 있다.


신은 언제나 현명하니까.



 "남자는 남자다움으로 승부하는 거지"



신이 던진 최악의 실투, 왈구가 슬그머니 다가와 입을 열었다.


왈구가 입을 열 때, 그 용도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밥먹을 때, 하품할 때, 헛소리할 때


간결하고 명확하다. 놈은 한번도 저 범주를 벗어난 적이 없다.


가끔 밥먹으면서 헛소리를 한다거나 하품하면서 헛소리하는 조합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한번에 한가지 이상의 행동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부실한 대뇌로 인해 단일행동을 할 때가
많았다.


따라서, 놈이 주장하려는 그 '남자다움'은 헛소리일 가능성이 무척이나 농후했다.



 "네가 남자라면, 남자답게!"


 "......"


 "이번 주 그 소개팅에 나를 대신 내보내는 거다아아아아아!!!"







에, 뭐... 애당초 논리적인 흐름을 바란건 아니었지만.


누구라도 전체적인 신체기관을 놓고 볼 때, 대뇌가 구조조정 1순위인 인간의 말은 좀처럼 납득하기
쉽지 않다.



 "왈구야"


 "응?"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고?"


 "응"


 "그러니까 남자답게 내 소개팅에 널 대신 내보내라고?"


 "응"


 "내가 너한테 많은 것을 바랬냐?"


 "응?"


 "그러니까, 누가 너한테 자음과 모음의 변별적 자질까지 고려해서 문장을 만들라고 했냐?"


 "음? 내 말이 어때서? 어려워? 남자다움! 남자 몰라? 남.자.! 자.지.!"







바보들의 특성이 그렇다.


자신의 이야기는 젖과 꿀이되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개똥이다.



 "이 녀석의 대뇌에 뉴딜정책을 써보고 싶어."



옆에 있던 돈마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지. 루즈벨트는 죽었고."



의견을 개진할 때, 언제나 자신이 아는 모든 고유대명사 인칭대명사를 동원하며 현혹하는 돈마의 개입.


하지만 상대가 왈구라면 그' 화려한 대명사들이 무용지물.




 "뉴질랜드가 미국 땅이야?"



 "아, 씨발! 뉴딜! 뉴딜! 뉴질이 아니고 이 저질아!"




난 인류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평생 유리만 씹어먹으며 사는 사람도 있고, 10년 넘게 손톱을 자르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여고생들 앞에서 자신의 성기를 내보이며 희열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난 그들 나름대로의 인생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두 새끼들이 내 친구라는 사실은 좀처럼 인정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남자라면 친구를 버리지 않아!"


 "그래,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게 그거야!"




돈마도 자신이 취하고자 했던 목적을 서서히 드러냈다.


그래,남을 밟고 자신이 올라서는 수법이 녀석의 타고난 재능이었지.





때는 바야흐로 최민수의 걸어서 하늘까지라는 16부작 드라마가 유행하던 1992년.


민수 횽아의 말보로 레드를 양볼이 쪽~ 들어가게 빨아들이고 코로 내뱉는 초절정캐후까시 퍼포먼스가
먹어줬던 시절.


그 퍼포먼스를 따라하느라 매일 같이 담배 연기를 코로 내뿜다가 코를 풀 때마다 휴지가 까매지는
인체의 신비를 경험해야했던 그 시절.


청춘들은 '친구'나 '의리'같은 단어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지만 '남자라면 소개팅에 친구를 대신 내보내라'라는 논리에 어떻게 대응해야 옳았을까.


난 머리 속에 담고 있는 말을 솔직하게 꺼내기로 했다.





 "매번 느끼지만 너네는 정말이지"


 "......"


 "그냥 똥 만드는 기계들이야"





정직한 것과 솔직한 것은 다르다.

우리는 이런 말을 던지며 인생을 배운다.

정직한 것은 항상 좋은 결과를 부르지만 솔직한 것은 그 결과가 항상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어떻게 인간을 기계에 비유를 하는거지?"


 "그래! 우리는 산업혁명 시대에 만들어진 증기기관차가 아니야"


 "자연으로 돌아가라! 응? 몰라? 응? 넌 지금 루소를 모욕하고 있는거야!"


 "무위자연! 노자도 무시하는 거야!"


 "루소랑 노자한테 사과해!"


 "그래! 당장 사과해!"




괜히 벌집을 건드렸다.





 "세계사 쪽찌시험 본대냐?"


 "응! 금요일에! 아, 아니! 하여튼! 응? 남자답게 결단을 내려."






애당초 녀석을 설득하기란 메소포타미아 상형문자 해독 정도로 어려웠던 일.


좋다.


고대 스페인 속담에 광문광답, 미친 물음에는 미친 답변을 하라, 라는 말이 있다고 해봐야
아무도 안믿을테니까 됐고,




 "너네 정말 남자냐?"


 "그럼, 우린 싸나이 오브더 싸나이지"




난 뭔가 말그대로 '좆빠지게' 힘든 요구를 하고 싶었기에




 "그럼 이번주 토요일까지 야쿠르트 병에다가 남자답게 정액을 모아와"




말그대로 좆빠지는 요구를 했다.




 "으 ... 응?"


 "남자라면 정력! 남자답게 더 많이 모아오는 놈에게 기회를 준다."




사실 남자의 정액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 효익 같은 건 없다.


그걸 건조시켜서 양초를 만든다던가, 딸기를 갈아넣어 요플레로 가공한다던가 그런 일은 할 수 없을 뿐더러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


난 그저 놈들의 반응을 보고 싶었을 뿐.




 "이 씹쌔! 지옥에서 왔다! 지옥에서 왔어! 내 새끼들을 인질로 잡을라고? 네가 정자은행이야?
  정자은행이냐고오!"




돈마가 가슴에 십자가를 그어대며 거세게 항의하는 반면



 "좋아 자신있어. 난 남자니까! 미래의 해병대원이지!"



수치심이라는 단어의 뜻은 물론 그 단어 자체를 모르는 왈구는 늠름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은 참으로 설득력 있는 잠언이다.




 "그런데, 왜 하필 해병대지?"




이번에는 재성이 끼어 들었다.


이로써 세상 최고의 저질 쓰리쿠션 만담 조합이 완성되었다.




 "물론 해병대가 가장 빡세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야기는 논점에서 서서히 삐져나가기 시작했다.




 "후~ 무슨 소리야 해군보다는 육군이 힘들지. 남자라면 육병대를 가야지."




외교관이 되었더라면 옛 고구려 영토를 1시간 정도에 찾아올 수 정도의 초절정 낚시능력을 보유했던 재성.


누구도 낚이지 않을 것 같은 뻔한 낚시질에




 "육병대? 뭐지 그건?"


 "공군에는 공병대, 해군에는 해병대, 육군에는 육병대. 모르나?"


 "아 ... 그런가?"




왈구는 낚인다.




 "존나 유명한 부대지. 김신조 알지? 김신조가 육병대 출신이잖아"


 "김신조? 어? 들어본 것 같은데? 좋아, 그럼 난 육병대를 지원할 거라구!"



프랑스 출신 라페예트는 19세에 소장이 되었고 나폴레옹은 26세에 준장이, 미 육군 조지 가스터는
23세에 준장이, 한국 강문봉은 26세에 준장이 되었다




... 왈구는 3년 후, 21세의 나이에 옹주능을 지키는 씩씩한 공익요원이 된다.




 "음홧홧홧! 육병대의 육봉을 기대해보시지"



나름대로 개그를 쳐가며 자신만만해 하는 왈구의 반응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싫어 하는 것이 '지는 것'인
돈마에게 재성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넌 왈구 자지에 진 거야"




놈은 너무 뻔하게 낚인다.




 "쿠오오옷!!! 그 따위에 질 수 없지!!!"




놀라운 일인지 세상에 바보가 많은 것 뿐이지, 주위에 있던 바보 7명이 덩달아 낚였다.




 "우리도 지원할 수 있어?"









그리하야 진행 됐던 것이다.


인류 역사상 그 횟수가 무척 드믈 것이라고 예상되는 적립식 야쿠르트 병 채우기 대회.


어쨌거나 3일 동안 요쿠르트 병을 가득 채우는 것은 일본 헨타이 성인만화의 촉수 괴물이라도 불가능할터.
(이미 가득 채워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경의를 표한다.)


지원자들은 나름대로 프로젝트 동호회 딸구회(딸딸이를 연구하는 9인의 회원들)를 긴급 결성하며 가능성을
찾기 위해 여타 고등학생들이 한번쯤 해봤음직한 방법론들을 쉬는 시간마다 쏟아냈다.




 "컵라면 용기를 적당히 잘라서 이용하니까 괜찮더라."


 "참외를 햇볕에 익힌 다음 잘라서 이용해 봐."


 "돼지고기에 칼집을 내는 것도 그럭저럭 좋아."


 "그거 나중에 돼지 비린내 나서 별로던데. 아무래도 고기는 소고기지."


 "한손을 피가 안통하게 묶어 놨다가 이용하면 꼭 남의 손으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이지"


 "소파의 쿠션 사이를 이용해봐. 가죽 엉덩이를 가진 여인을 덮치는 느낌이랄까?"


 "우리집 소파 패브릭인데?"


 "그것 참 안타깝구나"


 "끓인 라면 이용해봤어?"


 "음?"


 "똘똘이를 라면 면빨로 돌돌 말아서 그 위에 힘을 가하면 쫄깃한 면빨이 느껴져"


 "오오~~ 그것 참 프레쉬한 트라이다."


 "저기 ... 우리집 강아지가 암컷인데 말이야"


  "야~! 야~! 야~!"






킨제이 보고서를 능가하는 성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과 다양한 사례들.


뭐 이딴 새끼들이 다 있어? 라고 생각하기 전에 당신의 남편, 당신의 남자친구를 의심해보세요.


그들의 첫사랑은 컵라면일 수도, 가죽 엉덩이를 가진 소파일 수도, 심지어 키우던 강아지 일 수도 있습니다.




"나무늘보 같던 새끼들이 왜 이리 열심이냐?"


"후후후~ 우린 식물이 아니니까!"


"나무늘보는 나무 이름이 아니라 동물이야, 씹쌔야"







어쨌거나 이 바보들의 행진은 도중에 까져서 피가 났다거나 하는 부상자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큰 사고 없이 3일 동안 진행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심사일.


'애써 모아둔 것을 엄마가 버렸다'라고 절규하는 한 놈을 제외하고 8명이 결과물을 제출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망의 1등은




 "후후후 난 원천 소스부터 다르다고"




왈구였다.


녀석은 최고수치를 넘칠듯이 담아왔다.




 "너 산유국이냐? 뭔 텍사스산 중질유처럼 쭉쭉 뽑아왔어?"


 "너 뭐 섞었지?"


 "도핑 테스트해 씨발!"




예상대로 반발이 심했다.


그럴 수 밖에.


심사위원장을 위촉된 재성에 의해 그들은 '왈구 자지에게 진 녀석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테니까.




 "후후훗 사나이의 기개와 강인한 체력 담력 인내력이라면 가능해"


 "사나이의 기개와 강인한 체력 담력 인내력으로 루트엑스제곱이 왜 엑스가 되는지 증명해봐,
  이 아름다운 색히야!"


 "쯧, 그건 사나이가 할 짓이 아니야."




끝나지 않을 갑론을박.




재성의 중재로 몇명의 감정단이 모여 순도 100%가 맞는지 심사에 들어갔고, 잠시 후 심판 전원일치
순도 100%임을 선언하게 된다.




 "인정할 수 없어! "진짜라면 마셔봐! 마셔봐!"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열혈지원자 돈마의 난동이 잠시 있었지만 이내 진정되었고, 계약대로 목표량을
초과달성한 왈구는 나의 소개팅 대타로 낙점되었다.



그 동안 소진된 기력을 보충할 겸 기꺼이 후라이트 치킨 한마리를 대접하겠다며, 나를 치킨집으로 데리고
간 왈구.


맥주 한잔에 얼굴이 벌개진 왈구에게 물었다.




 "솔직히 불어"


 "음? 뭘?"


 "불어"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을 못 견디는 종족이 있다.


왈구가 그렇다.


왈구는 잠시 고뇌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그 특유의 사람좋은 마스크로 돌아왔다.


그리고, 불었다.





 "나 형 있는 거 알지?"



 "......"





극장 앞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앗핫핫핫핫~' 하고 소리를 지르는 인간의 눈빛.





 "... 혹시?"




 "응. 형이랑 같이 모았어."







 ...... 1992년 서울 해방촌.





 ......형제는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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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7 14:12 2007/01/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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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36] 당 혹          - written by mastin -



전날 파출소 앞에 포개져 수납되어진 돈마.


의외로 다음날 아침 씩씩하게 등교해서 0교시 자율학습에 참가했다.


감독선생의 눈을 피해 교묘히 자리에 엎어져 있던 돈마는 쉬는 시간이 되자
조용히 내 옆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놈은 얼굴에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보이며 비밀스러운 애기를 하듯 내게
말을 건넸다.



    "나 어제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에 성공했어"



* 텔레포테이션 (teleportation) : 접두어 tele (멀다)와 transportation (운송)의
  조합어 공상과학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름으로 어떤 장소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분해해서 다른 장소에다 순간적으로 완벽하게 복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러나 인간을 원자로 나누고, 에너지로 바꿔 이동시켜 재조합하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 60㎏의 사람을 원자로 바꾸는 데만 1메가톤급 수소폭탄
  1,000개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술먹다보니 갑자기 파출소 앞에 누워있더라고"


  "............"


  "그러다가 일어나보니 내 방이고 말이야"


  "............"


  "누후후후~ 순간이동의 비밀은 소주였던거지"




새로운 가설의 등장.


소주 2- 3병만 있으면 텔레포테이션시 그 물체의 구성원자를 해체한 뒤
이를 에너지로 바꿔 도착지로 전송한 뒤 다시 정확하게 그대로 재조립해야
하는 수고를 없앨 수 있다.



  ...물론 1메가톤급 수소폭탄의 1,000개가 뭉친만큼의 쓰레기 인간에게만 가능






이런 어마어마한 과학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던 내 자리와는 달리 왈구의 자리는 어제
벌어진 소개팅에 대한 이야기가 알콩달콩 오가고 있었다.


다들 알겠지만 보통 소개팅을 하고 온 다음날 듣는 질문들은 '어제 만난 여자
예뻤냐?', '언제 다시 보기로 했냐?'같은 뻔한 질문이 오가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단순무식 단도직입 임재성이 자리를 잡고 있지 않은가.





    "먹.었.냐?"  -_-;


    "아... 아니 ..."


    "그래, 잘했다. 돼지는 날거로 먹으면 선모충 걸린다."





* 선모충(旋毛蟲, Trichinella spiralis) : 유침목(有針目) 선모충과의 선형동물.
  돼지·쥐·고양이·사람 등의 소장에 기생하며 감기에서 시작해서 일반 혹은 특별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50가지 이상의 병과 관련이 있는 기생충.





    "게다가 넌 대가리가 빠가라-_- 직장 못 잡고 유랑생활할 거잖아"


    "야 .... 야!"


    "돼지는 곡식을 먹어. 인간과 경쟁관계지. 게다가 물없이는 못살거든. 이동에
     유리한 동물이 아니야. 과감히 포기해라"




단지 좀 두꺼운 여자와 소개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왈구는 임재성의 강력한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졌다.


난 지금도 가끔 임재성이 외교관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놈의 협박과 설득력 정도라면 예전 고구려 영토를 1시간 정도에 찾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는마. 아파하는 조개만이 진주를 잉태하니까"


    "응?"


    "같이 나온 여자애들 예쁘더라"
  



봤지?


상대를 가차없이 공격해서 위축들게 만든 후, 다독거리면서 취할 것을 제시하는
저 자세.


놈이 아랍권 국가에 태어나 테러리스트가 되지 않은게 천만다행인 것이다.




    "왈구야, 엉아가 요즘 XX가 필요해"


    "투엑스 라아지?"




하지만 상대도 왈구이니만큼 쉽지는 않았다.




    "여자다, 씹새야! -_-; 여자 염색체가 다른 종! 남자는 XY 여자는 XX!"


    "아 .. XX면 대부분 '씨발' 이런거 쓸 때 심의 걸릴까봐 쓰는거 아니야?"


    "씹빱새! 가방에 스포츠 신문만 넣고 다니지말고 책 좀 넣고 다니지?"


    "오늘은 체육복도 가져왔어, 누헤헤헤~"






막상막하(莫上莫下), 용호상박(龍虎相搏), 난형난제 (難兄難弟).


사기꾼과 바보의 대화는 좀처럼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





    "근데 걔 친구 중에 하나가 지학이 마음에 들어하는거 같던데?"


    "............"


  


왈구의 충격고백에 교실 전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나 역시 적지않게 당황스러웠음이다.





     "지갑 속에 지난 번에 놀라가서 같이 찍은 사진 있잖아. 그거 보여줬더니
      한번 소개시켜달라고 그러던데?"


     "그 사진에 나도 나와있잖아?"


     "나도 있잖아!"





재성과 돈마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너네 얘기는 안하던데?"


     "안...했...어...?"




그들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순간 난 그들이 타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들과 나는 같은 과자봉지 안에 담겨져 있던 신세였다.

그러다가 봉지를 뜯은 꼬마가 '난 지학이 따조만 가지고 나머진 버릴래'하며
그들을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셈이다.

과자 부스러기들의 강력한 반발은 피할 수 없었다.




   "애꾸나 꼽추일거야"


   "눈알이 하나 없다거나"


   "손가락이 하나 많거나"


   "가슴에 젖대신 갑빠가 있다거나"


   "못생겼으니까 성격도 지랄같겠지?"


   "게다가 품행도 존나 방정할거야"


    

순식간에 동지에서 적으로 변해버린 나의 쓰레기 친구들.


그날 난 하루종일 사방에서 날아오는 칼로 조각낸 지우개와 연습장을 찢어만든
표창-_-;을 맞아야 했다.


그 중에는 빨간 글씨로 '殺'이라고 적혀있는 지우개 조각도 있었다.




  ... 재성의 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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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6 14:05 2003/07/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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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35] 만 남          - written by mastin -



그 날 따라 왈구는 무척 즐거웠다.

옆반 친구를 일주일간 협박해서 얻어낸 소개팅 자리.

자기 인생의 최대목표가 '자기야'로 시작해서 '알라뷰'로 끝나는 편지를 받는
것이라고 노래를 불렀던 왈구에게 드디어 제대로 된 기회가 온 것이다.



"인류는 모두 형제지"

"............"

"지학아~ 너랑 나는 수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피가 이어져있을지도 몰라."

"왈구야~"

"으응~?"

"너한테는 피 안팔어, 씹빱쌔리야!"



놈은 생각 이상으로 잔뜩 고무되어 있었다.



"자~ 보아라 화적패가 있느냐아~ 부랑당 같은 수령들이 있느냐아~
  이걸 태평천하라고 하는것이여~ 태평천하~"



생전 쳐다보지도 않던 책을 펼쳐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소리내어 읽었던 왈구.


그 분위기를 꺾은 것은 재성이었다.




"소개팅 어디서 해?"






... 조금만 생각해보자.


평소 신념이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아픈 것은 못참는다'인 재성이 왈구에게
소개팅을 어디서 하냐고 묻고 있다.

따라나가겠다는 의사다.

입 밖으로 나온 대사는 '소개팅 어디서 해?'였지만 누가 들어도 그건 '내가 따라
갈테니 좆되바라, 씨발놈'정도.


왈구는 잠시 주저했다.



"소개팅 어디서 하는데?"



왈구는 잠시 눈을 지긋이 감고 생각하더니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엎어져 잤다.




"평양이다아아아~~~!!!!"   -_-;;




놈은 묵비권으로 우정을 버리고 사랑을 택했다.




하지만 재성이 누군가.

가진건 쥐뿔도 없지만 신이 주신 '고집'이라는 능력을 120% 발휘하면서 살아가는
시대가 낳은 진정한 쓰레기스트 아닌가.

수업이 끝나고 왈구가 뒷동산에 묻어놓은 사복(교복을 입고 소개팅에 나갈 수는
없지)을 파서 갈아입고 있을 때 재성은 소개팅 주선자를 윽박질러 결국 장소를
알아냈다.



"이런 걸 해킹이라고 하는거야. 해킹"

"............"

"너 해킹 알어? 해킹? 모르지? 쿠헤헤헤~"

"............"

"표정이 왜 그래?"

"사전이나 다시 찾아봐."




이태원 버거킹 구석자리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재성과 돈마와 나.

잠시 후, 우리를 따돌렸다고 생각한 순진한 왈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런데 ...


오~ 이런 ...



'빨.간.남.방'



빨간남방이었다.

그리고 윗단추까지 모조리 채워버린 꼼꼼함.

그것도 모자라서 바지속으로 꼭꼭 집어넣어 버린 그 치밀함.

왈구의 빨간남방 패션은 부끄러움에 홍조띤 왈구의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무스로 정확하게 가른 8:2 가리마는 너무나 선명해서 금방이라도 누군가 왈구의
가리마에 손가락을 얹고 '헤드라인 뉴우우우스스~!'라고 소리를 지르게 할 것만
같았다.


우리는 모두 고개를 숙였다.



"우리 복고풍 컨셉이라고 좋게 생각하자."

"............"

"안그러면 친구인 우리까지 불쌍해져"

"............"

"상대가 애꾸;;나 꼽추;;;일 수도 있잖아?"

"............"




우리는 계속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몇명의 여자아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 좋았다.

1명만 빼고.


짐작하겠지만, 왈구의 앞자리에는 그 안좋은 1명이 자리를 잡았다.

상태가 좋은 여자가 앉았다면 이런 글의 소재가 되지 않았겠지.


나머지 아이들은 그 여자아이의 친구인 듯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왈구가 앉은
테이블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왈구의 소개팅 상대자는 ... 글쎄다.


두.꺼.웠.다.


얼굴, 몸, 팔뚝, 다리, 목소리까지 ... 완벽하게 두꺼웠다.

그리고, 눈과 눈사이가 한참이나 벌어져 있어서 걸어가려면 이틀정도는 걸릴 것
같았다.

이빨에는 교정기까지 끼워져 있었다.



왈구의 빨간남방 패션에 이은 두꺼운 여자아이의 등장.


우리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동시에 뛰어나가서 선보이기로 한 '일회용 라이터불
들여마시기 쇼'를 유보하고 잠잠히 앉아 있었다.


*주) 일회용 라이터불 들여마시기 쇼 : 주윤발이 영웅본색에서 선보인 후로
     1990년대 동네에서 논다하는 양아치들이 '혀에 담배불 지져끄기'와 더불어
     가장 선호하는 후까시용 아이템이었다.



2번 연이은 충격으로 우리는 심장이 많이 약해져 있었던 듯 하다.


"진정하자"

"뭘?"

"사람의 외모는 한꺼풀에 불과하지. 사람의 외모만 가지고 그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는 거야"



갑자기 돈마가 윤리책에서나 나올 듯한 대사를 지껄였다.



"외모는 한낱 껍질일 뿐이야. 사람은 성품이나 교양 같이 더 짙은 향기를
  뿜어낼 수 있는 내면적인 요소까지 모두 고려하여 사람을 판단해야지"

"그런데?"

"그런데 ... 저건 ..."

"............"

"후우~  하지만 ... 저건 ... 저건 그냥 돼지자너어어어! ToT"


pig0.jpg




우리중 그 누구도 왈구의 성공적인 소개팅을 바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상대로 나온 여자아이의 반사회적인 외모는 솔직하게 왈구가 불쌍해보일
정도였다.



"조용히 해! 저건 돼지가 아니야, 새끼들아"



조용하던 재성이 심각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그럼 뭐야? 뭐냐구? 코끼리냐? 엉?"



돈마는 반쯤 미쳐있었다.



"저건 망.치.상.어.야"



*주) 망치상어 : 정확히는 귀상어라고 불리우며 최대 몸길이 3.5m로 군집 생활을
     하는 상어. 머리 좌우 측면으로 망치 모양의 돌출된 부위가 있으며 그 바깥쪽
     에 눈이 있다 위턱니는 삼각형으로 약간 경사져 있으며, 아래턱니는 위턱니보
     다 작다.
     외형은 양미간이 벌어지고 이빨에 교정기를 한 여자와 흡사하다.


ear.jpg




어릴 때 백과사전에서 보았던 망치상어를 떠올리고는 흡족해진 재성.

끝을 모르고 수첩을 꺼내어 망치상어를 그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내가 보아도 그 때 나온 여자는 두껍기도 두꺼웠지만 적어도 의무교육을
5년 전 쯤에 모두 끝낸 것 같은 상당히 삭은 얼굴이었다.

게다가 헤어스타일이 우리 동네 야쿠르트 아줌마의 머리와 똑같았다.

객관적으로 정말 별.로.였다.



하지만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생각을 해보자.

우리편도 '왈구'거든.



"우리끼리 이러지말자. 왈구는 식성이 좋아서 찬밥 더운밥 안가릴꺼야."


"뭐? 찬밥 더운밥? 저건 쉰밥-_-;이야! 쉰밥!"



이미 미쳐있는 친구들에게 이성적인 대화가 통할리 없었다.



"30분만 기다려. 내가 나가서 괜찮은 애 하나 헌팅해올께"


재성이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말했다.


"내가 30분동안 저것보다 나은 여자 못 데려오면 이 자리에서 혀 깨물고
  죽어버린다."



재성이 그 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나중에 술을 먹다가 '난 못생긴 여자만 보면 화가 나 -_-;'라는 알 수 없는 대사를
한 것으로 추측하고만 있을 뿐.

재성이 나가자 돈마도 주먹을 불끈 쥐고 따라나섰다.


곧이어 왈구와 여자아이도 자리를 옮기자며 밖으로 나갔다.



외모가 특이한 여자아이의 등장 후 10분.


... 난 졸지에 왕따가 되었다.



30분 후 재성과 돈마가 이빨로 혀를 깨물며 들어올 때까지, 나는 빨대로
헬리콥터를 만들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날 저녁, 난 재성과 돈마와 삽결살집에 모여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처음 약속대로 너는 여자를 꼬시지 못했어. 아주 우리 그냥 죽어버리자.
  난 자신있어 "


돈마는 취해있었다.


"너 죽을래? 내 잘못도 아니잖아? 니가 옆에서 주말에 시간있으면 교회나
  같이 나가자고 헛지랄했잖아?"


재성은 화가 나있었다.


"으응 ... 물론 네 잘못이 아니지. 그래도 못꼬셨으니 죽어버리자."

"너 죽여버린다?"



... 죠지 부쉬만큼이나 곤란한 새끼들.




"친구드으을~ 우리는 오늘 똥을 밟은 직후에 지나가는 똥차를 바라보는 심정을
  느꼈다아~ 그러니 우리 이 고기 먹지말고 태워버리자아~"


개가 된 젊은 강돈마.


돈마는 그날 '왈구가 불쌍해~'라고 소리지르며 울었다.

그리고 ...


1.자리에 일어나서

2.바지 지퍼를 내리더니

3.오른손으로 왼손의 엄지손가락을 잡고 (원래는 꼬추;;;를 잡는다)

4.오줌을 쌌다



... 그리고는 하늘에서 비가 온다고 엎어져 울었다.



... 우리는 그날 놈을 한남 파출소 앞에 버려두고 집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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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06 22:21 2003/04/0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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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1992, 좍샬

Humor/기타 RSS Icon ATOM Icon 2002/07/09 15:24 mastin



이태원 옆 보광동 O고교에는 전설의 '좍샬' 선생이 있었다.

국내 교사 중 유일하게 손등에 (작살)문신이 새겨 있는 교사.

불혹의 나이를 넘기고도 빨간색 지프를 몰고 다니던 그레이트 티쳐.



1.비가 오는 날 기말고사 성적표가 나왔다.

 성적이 그저 그랬는지 좍샬 선생은 운동장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쏟아지는 장대비를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머리 위로 흙 20cm 쌓기!"
 

 공사판에서 구했다던 곡괭이 자루를 휘두르는 좍샬 선생 앞에서 아이들은
 모두 멧돼지가 되었다.

 운동장에는 생각보다 흙이 별로 없었다.




2.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던 가을.

 아이들이 학교 동산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렸다.

 그래서 그는 또 이렇게 외친다.


  "낙옆 속에 숨기!"


 '요아~ 땅'과 동시에 낙엽 밖으로 나온 몸의 부분은 곡괭이 자루가 빠르게
 접근한다.

  오락실에 있는 두더쥐 잡기 게임을 벤치 마킹했던 Hiding under fallen leaves.

  겨울이 되자 동계버젼으로 '눈 속에 숨기'라는 종목으로 변환되었다.




3.한 아이가 상습적으로 지각을 했다.
 
 좍샬은 지각한 아이를 동산으로 데려가 옷을 홀딱 벗겼다.

 
  "나무에 매달려라"


 아이가 나무에 매달리자 그는 화장실 휴지통 안에 있던 휴지를 모두 가져와
 나무 밑에 깔아놓았다. (뭐가 잔뜩 묻어있는 휴지다아~)


  "떨어지면 묻는다잉~"


  그 아이는 자신의 과오를 깊이 반성했다.




4.수학여행 도중 아이들이 인원점검 시간마다 줄을 제대로 서지 않았다.

 다른 선생들이 줄이 삐뚤어진 아이들을 일일히 지적해서 줄을 세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작샬 선생이 어디선가 사람 얼굴만한 짱돌을 구해왔다.


  "똑바로 안서있으면 돌 맞는다잉~!"


 말이 끝나자마자 '설마 ...' 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을 향해 그는 사람 얼굴만한
 짱돌을 휙휙~ 던졌다.

 인원점검은 빠른 시간내에 끝났다.



5.좍샬 선생의 담당구역은 화장실이었다.

 때문에 한번 쟉샬이 지나간 화장실은 호텔 화장실보다 안락하고 깨끗해야했다.

 그걸 뭐라고 그러던가 ... 남자 소변기에는 아래쪽 배수구에 동그랗고 구멍이
 뚫린 하얀색 여과기 같은 것이 있다.

 우리 반의 임무는 그것을 광채가 나게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교복 안주머니에다가 그 동그란 것을 넣고 하루종일 품고 다니면서
 수업시간이나 점심시간을 가리지 않고 짬짬이 틈을 내어 숟가락이나 자로 긁어
 댔다.

 하얀색 페인트를 사와서 다시 칠하는 놈도 있었다. (목숨은 하나다)


 마침내 점검시간.

 화장실로 들어오는 좍샬의 손에는 '딸기'가 가득 담긴 비닐봉지가 들려져 있었다.


  "자~ 아아~ 해봐"


 딸기를 변기에 찍어서 아이들에게 먹이는 쟉샬 선생.

 그 날 딸기는 유난히 신 맛이 강했다.



6. 화장실 청소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여과기를 들고 운동장으로 집합.



  "자~! 너희들이 들고 있는 변기의 조각을 햇빛에 반사시켜라~~! "



  몇분 뒤, 우리는 그 동그란 것을 번쩍 들고 보광동 일대를 뛰어 다니고 있었다.



  "뛰면서 구호한다~ ... 화장실 / 청소는 / 우리에게 맡겨라!"


  "화장실 / 청소는 / 우리에게 맞겨라!"



 그 날, 우리를 본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7. 성적표가 나오던 날.

  성적표를 나누어주기 전 좍샬선생은 사람좋은 미소로 아이들에게 묻는다.


    "질문 한가지 하자! 집에 사진기 없는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없어? 오호? ...좋아~~~써!"

     "............"

     "집에 가서 통지표를 부모님게 보여드려라."

     "............"

     "그리고나서 그 통지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부모님의 사진을  3일 후에
      제출해라!"

     ";;;;;;;;;;;;"

    " 제출하지 않는 놈은 ...... 죽.여.버.린.다!"


    3일 후, 잔인한 목숨을 주지하려는 10명정도의 아이들이 사진을 찍어왔다.


    쟉샬선생은 그것들을 액자에 담아 문과반 복도에 일주일간 전시해 놓았다.


    일주일이 지나자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 좍샬 선생.



     "음 .. 사진의 중심이 되는 포인트가 없어. 하나 더 찍자!"


    쟉샬 선생의 미적감각을 맞추기 위해서 성적이 떨어진 20명 가량의 아이들이
    다시 집합했다.


     
      "웃통 벗어!"



     아이들이 옷을 벗자 쟉샬 선생은 자신의 허리띠를 쭈욱~ 잡아뺐다.


     그리고는 아이들의 웃통을 내리쳐서 X 자 모양의 빨간줄을 만들었다.



      "자 .. 모두 어깨동무! .. 웃어~! ... 치즈~!"



     그 사진은 일주일간 복도의 중앙에 걸려 있었다.





8. 좍샬은 영어선생이었다.

  성문종합영어<야매>를 출간하겠다는 야망을 품었던 그의 명강의.


   "lie. 거짓말하다. 거짓말 하는 사람이 누구야? 아버지. 아버지는 남자니까
    지조있게 규칙변형. 그래서 lie - lied - lied"

   "lie 눕다. 눕는 사람이 누구야? 누님. 누님은 여자니까 지조없이 불규칙변형.
    그래서 lie - lay - lain"

   "lay 눕히다. 눕히는 사람은 누구야? 형님 형님은 남자니까 지조있게 규칙변형.
    그래서 lay - laid - laid"


  보시다시피 머리에는 쏙쏙 들어오지만 절대 EBS 방송을 탈 수 없었던 그의
  강의.



   "put on. 입다. 반대말은 뭐야?"



  이 질문에 한 정신없는 놈이 '스트립' 이라고 대답을 했다.



    "내가 언제 너네 누나 직업 물어봤냐?"



  불쌍한 그 놈, 누명 쓰고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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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맘대로 퍼가서 지가 쓴 것냥 하지 좀 마.

 특히 후루꾸 카운셀링이랑 아~통일이여 가져다가 베낀 MBC 작가새끼들.

 걸리기만 걸려봐 아주.

 눈에 빨대를 꽂아서 쪽 빨아버릴거야. ^-_-^

2002/07/09 15:24 2002/07/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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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34] 동 물          - written by mastin -



"옛날옛날 한 나그네가 길을 가는데 말이지 ..."



초등학생들이 떼지어 빽빽거리며 하교하고 있던 모 초등학교 앞.

자율학습을 자율적으로 거부한 우리는 초등학교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병아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자~!!!



여기서 학교를 일찍 뛰쳐나온 우리를 그저 반항심과 객끼로 뭉친 철부지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변명 한 마디.


우리는 그날따라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들으며 ...



... 단지 어린이와 동물을 사랑하고 싶었을 뿐이었지요.



"그렇게 할 일이 없었던거야?"라고 집요하게 물어본다면 ...




... 훗 ... 날씨가 좋군요.





"나그네의 눈 앞에 다리를 다쳐서 파닥거리고 병아리가 보이는거야 ..."


위의 대사들은 심심할 때마다 들려오는 왈구의 미친소리.



... 어지간히 심심했던 게지.



"나그네는 병아리를 치료해줬고, 그 병아리는 닭이 되어서 박씨를
  물고 돌아왔는데, 그 박 안에서 뭐가 나왔는지 알아? 알아? 몰라?"

"알아"

"뭔데? 뭔데? 뭐가 나왔는데?"


예전에도 말했듯이 왈구는 언제나 '미친새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고, 우리는 그런 왈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무척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얄미운 왈구의 미친 소리를 틀어막는 재성의 우렁찬 사자후는 ...



" 니 자.지."  



... -_-;;;;;



단 한마디의 공격으로 왈구는 고개를 숙이고 애써 웃음을 참으며 패배를
시인했고 ...

몹쓸 소리를 들었다는 듯, 우리 주위에 모여있던 초등학생들이 모두 사라지는
동안에도 재성은 뭔가 해냈다는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원래는 뭘 말하려고 했던거야?  박에서 뭐가 나올려고 했던건데?"


호기심 소년 돈마가 패배의 아픔으로 온 몸을 추욱~ 늘어뜨리고 있던 왈구에게
물었다.


돈마의 질문에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여는 왈구.



"몰래카메라하고 이경규 ... 그게 나와야 하는건데 ... 훗~ 이경규보다
  내 꼬추가 더 웃긴 것을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절레절레)"



... 맨틀 아래로 꺼져버려라, 이노무쉐끼.



그 날 왈구와 돈마는 병아리를 한 마리씩 샀다.


초등학생 손님들을 다 쫓아냈다고 아저씨한테 혼이 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거래였다.



... 물론 난 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난 '말을 해도 쳐들어먹지 못하는' 종류의 것들을 무척 싫어한다.



... 이봐 ... 내가 이상해?



지하철에서 소리를 꺄악꺄악~ 지르며 뛰어다니는 애새끼들의 배를 후려차고
싶은 것은 나뿐이란 말인가 ...

길을 묻는 외국인에게 친절한 설명을 해줬는데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
한 대 갈겨버리고 싶지 않겠느냔 말이다아아아아~~~~~



... 재성도 나의 의견에 동감해서 병아리를 사지 않았으니 ...


... 제발 그런 잔인한 시선은 거두어 줘 (주섬주섬)




어쨌든 나의 친구 쓰레기들은 병아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왜 그것을 샀는지에 대해서는 모두 잊고, 희망에 찬 미래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 병아리들이 닭이 되면 팔아서 개를 살거야. 개를 키워서 소를 살거고,
  소가 많아지면 팔아서 농장을 사야지, 농장이 커지면 팔아서 ..."

" ... 팔아서?"

"최진실을 살거야. 푸후훗~"



두 볼이 발그레해지며 수줍어 하던 소년의 이름은 왈구.


* 주 : 1990년대 초, 대한민국에서 최진실은 만인의 연인이었다.



왈구의 힘찬 장래설계에 지기 싫었던 돈마는 곧바로 병아리를 품에 꼬옥~
안고 왈구를 공격했다.


"넌 꿈이 작아"

"그럼 넌 꿈이 뭔데?"

"OECD 가입"

"......"

"......"

"지학아?"

"응?"

"우리 이 새끼 깔까?"



... 우리는 병아리와 함께 얻어온 '병아리 모이'를 돈마의 코에 집어 넣었다.




며칠 후 돈마는 학교에서 우리에게 말했다


"병아리가 죽었어"


애완동물의 사망을 알리는 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우울했다.


"훗~ 마당에 놓아 둔 '쥐잡는 끈끈이'에 붙어 있더군"


* 주) 끈끈이 : 쥐를 잡기 위해 놓아 두던 도구로 공책 크기만한 판자 위에
                먹이와 강력한 노란색 접착제를 뿌려 놓았던 덫의 일종.



"째액~ 째액~ 거리면서 괴로워하길래 떼어줬는데 ... 후후~ 이상하게 몸통만
  따로 떼어지더군 ... "



... 그렇게 자신의 애완동물을 찢.어.죽.였.던. 했던 돈마.


... 그 날따라 도시락 반찬인 계란말이를 참 맛있게도 쳐먹었다.


... 병아리가 살았다면 다리에 타이어를 끼워서 앵벌이라도 시켰겠지



그리고 며칠 후.


왈구도 자신의 병아리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했다.



"거 참~ 이상해. 라면 박스를 탈출해서 어디론가 가버렸더라구"



... 병아리의 실종.



자신의 애완동물 실종사건에 대해서 그 후로도 왈구는 종종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



"후후~ 그 놈 어딜가든 좋은 암탉 만나서 잘 살거야"





하지만 예상과 달리 왈구의 병아리는 다음해 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었다.



... 장소는 왈구의 집 마루에 깔려있던 카펫트 밑이었다.



... 물론 병아리의 상태는 아주 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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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05 13:15 2002/01/0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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