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글'에 해당되는 글 98건

  1. 2007/01/29 mastin 먼지를 털어내려는 당신에게 (1)
  2. 2003/04/15 mastin 태권도를 배우며, 나를 배우며 (4)
  3. 2003/04/13 mastin 책상 정리를 하다가 (1)
  4. 2003/04/13 mastin 자동저장 (1)
  5. 2003/04/13 mastin 신뢰의 산책 (1)
  6. 2003/03/10 mastin 슬픔에 대처하는 용기있는 행동 (4)
  7. 2003/03/10 mastin 수련회
  8. 2003/03/10 mastin 수성이 태양면을 통과할 때 (1)
  9. 2003/03/10 mastin 내 사랑을 얘기해볼까 (3)
  10. 2003/03/10 mastin 가벼움과 난잡함 (1)



아주 오래 전에

그러니까, 내가 '말달리자'를 '소니 워크맨'으로 듣던 시절.

크라잉넛이 라디오에 출연해서 라이브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빠쿵빠쿵 신나는 펑크락 연주를 마친 그들에게 진행자가 물었다.

"음악 신나네요. 그런데, 사랑에 대한 노래는 하나도 없나요?"

상당한 우문(愚問), 그들의 답변은

"하하~ 저희 노래는 전부 사랑에 대한 노래에요. 삶에 대한 사랑,
일상에 대한 사랑, 우주에 대한 사랑... 그런 것들이요"

유쾌한 현답(賢答)

그리고, 그들은 진행자에게 '홍대 앞으로 술 한잔하러 오라'며
자리를 떠났다.




사랑은 실로 그렇다.

미세먼지처럼 어디에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그런 것이다.

먼지처럼 몰래 날아다니다가,

몰래 쌓인다.

어느 순간 '이만큼이나?'라고 놀라며 털어내려고 해도

쉽게 털어낼 수가 없다.

신기하게도

옷에 묻은 먼지는 묻히는 것보다

털어내는 것이 훨씬 어렵다.

살아가다 문득 목도하게 되는 '역설의 진리'

강하고 용감하기보다 부드럽고 겸손하기가 어렵고

높고 화려한 자리보다 낮고 욕된 자리를 취하기가 어려우며

사랑보다 사랑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

'두번다시 사랑하지않을거야'라고 유행가 가사처럼 울부짖어도

사람이라는 것은 사방에서 암약중인 사랑을 털어내고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존재다.




오래된 청바지를 생각해 본다.

조금은 색이 바래고, 조금은 찢어지고 뜯어진 그런 청바지

사랑먼지가 켜켜이 쌓여 변색된

혹은 그로 인해 찢어지거나 뜯어져 있는 그런 청바지




당신이 어른이 되어 사랑하는, 혹은 사랑하게 될 사람은

아마도 조금은 색이 바랜 바지를 입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당신이 색바랜 바지를 입고 있고

그 사람이 새 바지를 입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당신도 느끼겠지만

출발선의 상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의 무릎에 기대어 잠이 들고

서로의 등을 도닥여주고

서로를 안고 보다듬다 보면

서로의 먼지를 공유하게되어

멀지 않은 시간에

같은 색의 먼지를 쌓이게 하고 있을테니까




그때가 되면 당신과 그 사람은 아마

서로의 삶을 사랑하고

서로의 일상을 사랑하고

서로의 먼지를 사랑하며

서로의 우주를 사랑하게 되겠지






그러니까, 내 말은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쉬우니

당신이 쉽고, 편안하고, 행복한 형태로 진화하기를 바래

내 손을 잡고.













살아 온 환경이, 주위의 사람이 다른

그래서, 가치관이 너무 달랐던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무척 깊었던 사람.

그 사람을 생각하며 썼던 글.





이제

켜켜이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좀 더 깊은 숨을 들이마시기를.

그리고,

나 또한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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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16:08 2007/01/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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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잔병이 많았던 나는 어디선가 '무슨무슨 감기가 유행한다'고 소문이 돌면
이불을 뒤짚어 쓰고 누워야 했던 '허약체질 어린이'였다.

때문에 밖으로 나가서 활동적으로 뛰노는 시간보다 집에서 가만히 누워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성격은 심각할 정도로 내성적이 되어갔다.


아버지는 그런 내가 못마땅하셨는지 나에게 '태권도'라는 무술(?)을 배우도록
강요하셨다.


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품띠 (아이들에게는 검은 띠 대신 이것을 줬었다.)를
맨 아이가 중학생 깡패에게 맞는 것을 보고 태권도라는게 상당히 실용적이지 못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 무엇보다 난 태권도를 배우기 싫었다.



난 그때부터 슬슬 꾀병을 부리기 시작했다.

몸이 아프면 태권도를 배우러 가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었다.

누워 있는 시간은 점점 늘어갔고, 난 누워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몸이 아파 누워 있는 사람만이 생각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성숙해질거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 그런 나의 행동은 항상 '몸 어딘가가 아프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만성적 질환' 으로 변환되었고, 난 지금도 그렇게 느끼며 산다.





... 모든 일은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피해가는 버릇에서 시작되었다.


... 그리고 난 그것을 너무 자주 용서했다.






                                          - mastin -



*Thanks to '불면증 (sung by 패닉)'



2003/04/15 23:33 2003/04/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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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정리를 하다가

오래전 글 RSS Icon ATOM Icon 2003/04/13 23:42 mastin



나를 생각하는 마음 변함없으신지.

심심하면 감기랑 친구하시는 당신, 안 아프신지.

다치진 않으셨는지.

멍든건 괜챦은신지.

발의 굳은 살을 아직도 뜯으시는지.

여전히 '너바나'를 들으시는지.

아직도 내가 베푸는 호의가 부담스러우신지.

담배는 얼마나 피우시는지.

만화책이랑 영화안보고 어찌 사는지.

많이 힘든지.

그렇게 힘들어도,

눈물이 날만큼 힘들어도,

가끔 날 사랑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 궁금합니다.



                               -   1999.2.6 군대에서 받은 편지中  -



2003/04/13 23:42 2003/04/1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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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저장

오래전 글 RSS Icon ATOM Icon 2003/04/13 23:39 mastin


제대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날이었다.

의욕이 넘쳤고 '군대에 다녀오면 인생이 달라보인다'는 어른들의 말을
조금은 믿고 있던 그런 시기였다.


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변태같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예쁜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 것만큼이나 글쓰는
것이 좋았다.


이런저런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써놓은 글 2편을 '99하계공모에
응모하기로 마음 먹었다.

난 3일정도를 꼼짝않고 책상 앞에 앉아서 '한글3.0'을 실행시킨 채 글을 썼다.

하지만 마음을 담는 글을 쓴다는게 쉽지 않은지라 글을 쓰는 시간보다는 담배를
피우며 화면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런 내가 한심했는지 컴퓨터는 가끔 '기기긱~'하고 하드 디스크를 돌리는 소리를
내며 화면에  '자동저장'이라는 말을 띄웠다.


... 그렇게 컴퓨터는 가끔 내가 잊을만하면 스스로 저장을 시켜댔다.




문득 이렇게 이유없이 기분이 더러워지는 날이 있다.

정말 문득문득 ... 한글3.0의 자동저장처럼 잊을만하면 기기긱~하고 튀어나와서
맥빠지게 한다.

그 사람은 그렇게 내 머리 속에 박혀있다.




바.보.

바보다.

때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외계인들이 나를 납치해서, 내 뇌를 들어내고
침팬치의 뇌를 이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 바보같다.




... 잊으려 해도, 잊으려 해도 ... 바보에게는 무리겠지





                                                 - mastin -


*Thanks to '새야 날아 (sung by 산울림)'

2003/04/13 23:39 2003/04/1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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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산책

오래전 글 RSS Icon ATOM Icon 2003/04/13 23:31 mastin


나와 그 아이는 햇볕이 좋던 그 날, 공원에 있었다.


"저기 봐, 오리야 오리!"


그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호수로 뛰어갔다.

그것이 오리가 아니라 악어였다고 하더라도 뛰어갔을 아이였다.



내가 뒤쫓아가자 그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물이 얕은가봐?"

"왜?"


난 되물었다.


"물이 오리 가슴까지 밖에 안 와"


어디선가 들은 유머였지만 난 웃었고, 그 아이도 웃었다.



우리는 천천히 공원을 걸었다.

별로 할 말도 없었고, 마땅히 할 일도 없었다.

우리는 헤어지려고 하고 있었고, 그 아이와 난 그 사실을 너무 선명하게 알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가 난 내 주머니 안에 손수건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언젠가 그 아이가 선물한 손수건이었다.


"우리 재미있는거 할까?"


내가 먼저 제안했다.


"그래"


그 아이는 무엇을 할 것인가도 물어보지 않고, 순순히 승낙했다.

난 손수건으로 그 아이의 눈을 가렸다.

그리고 그 아이의 손을 잡고 그전처럼 천천히 걸었다.

날씨는 100% 좋았고, 주위는 평화로웠다.

앞이 안 보이는 그 아이는 내 손을 꼭 잡고 천천히 따라왔다.


"앞에 돌 조심하고 ... 천천히 ... 자, 이제 내리막길이야."


손을 잡은 내 설명으로 그 아이는 한번도 넘어지거나 부딪히지 않고, 공원을
웃으며 돌았다.


즉석에서 우리는 그것을 '신뢰의 산책'이라고 명명했고, 그 시간 이후 우리는
영영 헤어졌다.

그 뒤로도 한두번 연락을 하면서 그 아이는 주로 '신뢰의 산책'에 대한 얘기만을
했다.

내겐 그저 단순한 장난이었는데, 그 아이는 그 추억이 소중하게 자리잡았나 보다.




... 그 아이는 뭔가를 잘못알고 있다.


... 난 소중한 것을 보내버린 바보다.


... 바보에게 신뢰할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 mastin -


*Thanks to 'I remember you (sung by Skid row)'

2003/04/13 23:31 2003/04/1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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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취해 있었다.

그리고 무척 슬픈 일이 있었다.

그래서 난 그 아이에게로 갔다.



"보고 싶어서 왔어"



그렇게 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 사실 난 쓰러져 울고 싶었다 -
쓸데없이 많이 웃으며, 알고 있던 모든 웃긴 얘기를 쉬지 않고 해댔다.

그렇게 난 그 아이 앞에서 두시간 가량을 재미있게 웃었다.

집으로 돌아갈 때도 난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 아이는 말했다.



"넌 그렇게 슬픈 눈을 하고도 웃기만 하는구나"

"응?"


난 조금 당황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네 옆에 있는데 ... 넌 왜 한번도 울지 않니?"



그 아이가 슬프게 물었다.

하지만, 난 결국 그날 울지 않았다.




그 아이와 영원히 헤어진 후,  술을 마시고 몹시 취했던 적이 있다.

정신이 없었던 난 평소 습관대로 그 아이의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말았다.

술이 깨고 그 사실을 알고난 후에야 ..... 난 펑펑 울었다.





... 그 때는 몰랐다.


... 슬플 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펑펑 우는 것이 얼마나 '용기 있는 행동'인지를.


... 그런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 mastin -



* Thanks to ' Crying in the rain (sung by AHA) '
2003/03/10 01:35 2003/03/1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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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

오래전 글 RSS Icon ATOM Icon 2003/03/10 01:29 mastin


"자, 아빠가 처음으로 갔던 수련회 얘기를 해줄께. 아빠가 중학생이었을 때야.

  텔레비젼에서 그런 거 많이 봤지? 대부분 비슷해. 낮에는 유명한 유적지 같은
  
  곳을 돌아다니고, 밤이면 베게 싸움을 하는거야. 그리고 꼭 마지막 밤에는

  레크레이션을 한단다. 언제나 그래. 이건 수련회의 법칙 일지도 몰라.

  그렇게 레크레이션을 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 촛불이 나오는거야. 알지?

  그리고 그 수 많은 사람들의 손에 양초를 쥐어주고는 레크레이션 강사가

  어설프게 느끼한 말투로 얘기를 해.

  '자, 우리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허밍으로 다같이 합창합시다' 같은

  말들을 하는거지.

  그러면서 원을 그리고 둥글게 돌기 시작해. 어느정도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그 레크레이션 강사가 '어머니' 얘기를 꺼내면서 숙연한 분위기를 만들지.

  여기까지는 다른 수련회와 다를게 없었어. 정말 평범한 수련회였단다.

  그런데 갑자기 그 레크레이션 강사가 '모두들 옷을 홀딱 벗고 서로의 몸에

  촛농을 떨어뜨려 봅시다' 라고 말하는거야.

  그러자 애들이 모두 옷을 벗고 주위 사람들의 몸에 촛농을 떨어뜨리기 시작했어.

  물론 처녀 선생들 주위로 대부분이 몰려가긴 했지. 아빠는 남자만 다니는

  중학교를 다녔었거든.

  그 수련회 이후로 아빠 중학교 동창들은 모두들 변태 성욕자가 되었단다.

  그 때 아빠 담임이었던 처녀 선생은 수업 때마다 옷을 홀딱 벗고 간질 발작을
  
  하기도 했어. 몸매가 꽤 착했던 여자였지.

  어때? 이래도 수련회 가고 싶어? 그래그래, 집 떠나면 고생만 해. 그냥 아빠랑
  
  집에서 놀자."




... 수련회나 엠티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단체로 감상에 빠지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 그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라는 갑작스럽게 든 생각.

                                        



                                                             - mastin -


*Thanks to 'Today (sung by Smashing pumpkins)'
2003/03/10 01:29 2003/03/10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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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별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아이였다.



"넌 자전 주기가 100년은 되는 별 같아"



그 아이가 말했다.

난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난 멍청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세상에는 자전 주기가 긴 사람과 짧은 사람이 있어."



... 자전 주기 ...


"목성처럼 자전주기가 10시간인 별은 하룻밤만 지켜봐도 전체를 볼 수
  있는데, 넌 한참을 봐도, 평생을 바라봐도 전체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그 아이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난 그 자리에서 '사람의 전체를 보려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할 수 없었다.


사람에 따라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얼마 후, 그 아이는 먼 곳으로 잠시 떠났다.




  "수성이 태양면을 통과할 때까지는 돌아와야 돼?"




난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서 이상한 작별인사를 해야했다.





그리고 1999년 11월 16일.



... 수성은 태양면을 통과했지만 그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지요. 금연자와 흡연자. 끊으려고 노력
중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노력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끊을 수 없는
사람이지요.'



... 케네스 브래더가 만든 '데드 어게인'이라는 영화 중에 나온 대사다.



... 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하는 사람 ... 결국 잊을 수 없는게 아닐까?




                                                  - mastin -



*Thanks to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 ... (sung by 서문탁)'                        
                      


2003/03/10 01:27 2003/03/10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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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 앞에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는 듯이
능청스럽게 행동했다.


... 그것은 그 말을 한번 더 듣고 싶다는 그런 표현임을 난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한번도 나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내미는 작은 선믈에 고맙다는 말대신 그냥 나를 안고 울었다.


... 그것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날 사랑한다는 것임을 난 알고 있었다.


... 예전의 난 그렇게 사랑했다.





초등학교 때, 난 방과 후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의 목소리만
들려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을만큼 긴장하기도 했다.

그 사람 앞에서는 밥을 먹는 것도, 욕을 하는 것도, 화장실을 가는 것도
부끄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내 신분, 내 직장, 내 사회적 위치 ...  어느 것도 진정한 나를 보증해 주지
못할 때  사랑은 나의 존재, 나의 존재 의미를 확인시켜줄 최후의 보루였다.


그리고 난 살아가며 사람들은 돈을 벌어야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얻어야
하고, 교육받고, 훈련받아야 하며, 그런 와중에 사랑을 해야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난 살아가는 동안 내가 아끼는 일요일의 휴식을 포기하더라도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야 했다.



날 너무너무 행복하게 만들어서 심장마비로 죽일 수 있는 사람.


날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서 상사병으로 죽일 수 있는 사람.



  ... 내겐 여전히 유치하면서도 예쁜 그런 사랑이 필요하다.




                                              - mastin -



*Thanks to 'When a man loves a woman (sung by Percy sledge)'


2003/03/10 01:20 2003/03/1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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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과 난잡함

오래전 글 RSS Icon ATOM Icon 2003/03/10 01:15 mastin



군복무 시절, 우리 소대 쫄따구 중에 '호스트바'에서 일을 하다 온 놈이 하나
있었다.


놈은 왠지 거북스러운 분위기를 뚤뚤 말고 다녔고, 그래서 난 놈과 가까이
하기가 괜히 싫었다.


그러다가 놈과 근무를 같이 서게 되었던 날이 있었다.


날씨는 꽤 추웠고, 난 '한 놈 잡자!' 라고 쓰여져 있는 초소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추위를 피하기 위해 '엄정화 춤'을 추고 있었다. (옛날 일이다 -_-;)



놈은 나에게 갑작스럽게 질문을 했다.


"서지학 병장님"

"음? (물끄러미)"

"질문이 하나 있는데 말입니다."

"벌려 봐" (군대에서 '질문'이란 하는게 아니라, 벌리는;;; 것이었다.)

"저기 ... 만약에 말입니다 ... 만약에 성전환 수술을 하시게 되면 맨 먼저
  뭘 하실겁니까?"

"음 ... 음 ... (머뭇머뭇) ... 난 안짤를거야, 씹쌔야."

"전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되면 꼭 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뭔데?"

"제가 아는 사람들하고 한 번씩 자 볼 겁니다."




... 놈은 그 말을 하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제대하고 꼭 연락하십시오."


  -_-;;;;;;;;;;;;"




... 가볍다, 난잡하다, 소중히 하지 않는다.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 그렇지 않다.


제대 후, 난 나와 자고 싶다던 그 놈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 mastin -



*Thanks to 'Creeping Death (sung by Metallica)'
2003/03/10 01:15 2003/03/1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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