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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1/29 mastin 신기사환국(新己巳換局) #22
Insert: S#65
싸늘해 보이는 밤, 사방에 횃불이 보이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화살과 인형,
그 옆으로 온 몸이 묶인 채, 주리를 투는 의자에 묶여 있는 피투성이 무당의
모습이 보인다.
무당의 양쪽으로 정렬해 있는 포졸들과 무당의 정면에 서서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는 영민, 그리고 영민의 옆으로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유리.
정렬해 있는 포졸들 중 보이는 진영의 얼굴. 이글거리는 눈동자.
영민: 이런 발칙한 년! 네가 감히 이 나라의 상감을 능멸하려 하느냐!
무당: (죽어 가는 듯한 목소리) 소인은 ... 희빈 마마의 명에 따랐을
뿐이옵니다.
유리: (깜짝 놀라며) 억울하옵니다, 전하. 소녀는 전혀 모르는
일이옵니다.
무당: 마마 ... 이제 다 끝난 일입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일을
어찌 숨기려고 하십니까?
유리: (눈물을 흘리면서 영민에게 매달리며) 마마, 억울하옵니다.
증오 어린 무당의 눈. 분을 못 참겠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떠는 영민.
영민: 여봐라~! 당장 저년의 목을 쳐라!
무당을 땅에 내동댕이 치는 포졸들.
그 와중에 진영, 무당의 머리에서 비녀를 뽑는다.
아래로 흘러내리는 무당의 긴 머리. (Slow motion)
소리를 지르며 영민에게 비녀를 들고 달려가는 진영. 놀란 영민의 눈.
영민의 얼굴로 튀기는 피와 놀란 진영의 눈. 비명을 지르는 궁녀들.
영민을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진 유리, 영민을 안고 천천히 쓰러진다.
목에 꽂혀 있는 비녀와 눈물을 흘리는 유리의 눈.
허탈한 표정으로 유리에게 걸어가 유리를 끌어안는 진영.
일어나려다가 쓰러져 엉금엉금 유리에게로 기어가는 영민.
미소를 지으며 유리를 껴안고 뒤로 쓰러지는 진영.
진영의 등에 꽂혀있던 비녀가 마룻바닥에 부딪히면서 두 사람의 몸을 관통한다.
울부짖으며 유리에게로 다가오는 영민, 유리를 진영에게서 떼어내 안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흘리는 유리.
영민, 쓰러져 있는 유리의 볼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린다.
영민: (절규하듯) 안돼! 안돼!
유리의 눈에 스쳐가는 영상들.
Insert: S#3
유리,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나무통 안에서 목욕을 한다.
긴 머리카락에 물을 조금씩 부으며 빗질을 한다.
가슴이 반쯤 물에 잠겨 있다. 가야금 소리와 함께 욕조 속 한 사내의 옆모습.
사내는 그녀의 뒤통수에 자신의 얼굴을 비빈다.
욕조 속에서 엉겨붙는 그들.
카메라, 위에서 다가온다.
사내와 엉겨붙는 유리, 영민의 얼굴이 보인다.
화면이 바뀌며 낯선 여자와 혼례식을 가지는 영민. 그 뒤로 보이는 애처로운
유리의 얼굴
Insert: S#4
무희복을 입고 무대 위에 서 있는 유리.
춤이 끝나고 한 명씩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이에 답례의 인사를 하며 숨을 고르는 유리.
관람객들 사이로 보이는 영민의 얼굴.
다정히 옆자리에 앉아 있는 낯선 여자의 얼굴.
유리, 영민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슬프게 말한다.
유리: 왜 나를 믿지 않죠? 왜 ... 왜 ... 그 때도 지금도 ...
난 당신만 바라보고 있는데 ...
뭔가 말을 하려다가 목이 메는 듯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젓는 영민.
영민의 얼굴을 만지던 유리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떨어진다.
울부짖는 영민.
영민: 안돼 ... 안돼 ... 안돼!
유리를 끌어안고 통곡하는 영민.
S#120. 유리의 묘
꽃이 놓여져 있는 유리의 작고 아담한 묘. 그 앞으로 영민이 서 있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놓는 영민.
<음악 : Randy Vanwarmer의 Just when I needed you most>
영민: (미소지으며) 이 손수건 기억 나?
손수건을 한참 바라보다가 눈물이 나는 듯, 눈을 비비는 영민.
영민: (애처롭게 웃으며) 요즘 들어 네가 너무 보고싶어. 나 어떡하지?
(흐느끼며) 너무 보고 싶어.
카메라, 눈물을 흘리는 영민의 눈으로 빠르게 Zoom In. 빠른 북소리
S#121. 영민의 집 (미래)
영민의 눈에서 빠르게 빠져나오는 카메라.
악몽을 꾼 듯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는 영민.
식은 땀을 흘리며 주위를 둘러 본다.
은회색의 기계들로 가득찬 영민의 방.
테이블 위의 홀로그램 시계를 바라보는 영민.
'Anno Domini 2301. 8. 14. 07:00 [Celsius 18]'
침대 위에 버튼을 누르자 컵과 함께 나오는 물.
영민 물을 마시고 테이블 위의 초콜릿을 하나 까먹는다.
이상한 꿈을 꿨다는 듯 한 번 웃는 영민.
거실로 나오는 영민. 거
실 한 쪽에 홀로그램으로 떠 있는 장희빈의 초상화.
아침 운동을 나서려는 듯, 트레이닝 슈츠를 입고 밖으로 나서는 영민.
S#122.공원 (미래)
오래 달린 듯 자리에 서서 숨쉬기 운동을 하는 영민.
하늘 위로 자동차들이 떠다니고 있다.
방향을 돌려 뛰어가려다가 누군가와 세게 부딪히는 영민.
영민: (고개를 숙이며) 아, 죄송합니다.
영민, 고개를 들면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줍고 있는 유리의 얼굴.
잠시 멍하니 유리를 바라보던 영민, 정신을 차린 듯 떨어진 물건들을
줍는 것을 돕는다.
영민: 괜찮으세요?
손에 잡힌 책을 건네며 말하는 영민.
유리: 네, 괜찮아요
고개를 조금 숙여 인사하고 가던 길을 걸어가는 유리.
유리의 뒷모습을 멍청히 바라보는 영민. 발밑에 떨어져 있는 손수건을 발견하
고 주우려 한다.
갑자기 세게 불어오는 바람, 손수건을 허공으로 날린다.
카메라, 공중에 떠 있는 손수건을 따라 이동한다.
점점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내려다보는 카메라.
카메라의 위에서부터 내려와 카메라를 덮는 손수건.
<Six pence none the rich>의 We have forgotten이 흐르며 타이틀 아웃.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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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7. 유리의 아파트 (밤)
창 밖으로 천둥, 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유리..
유리의 집에 울리는 초인종 소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유리.
초인종이 몇 번 더 울리다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유리, 자리에서 힘없이 일어나 문으로 나간다.
유리: 누구세요?
영민: 저에요.
유리, 놀라서 문을 열면 비에 흠뻑 젖어 있는 영민.
숨을 거세게 몰아쉬며서 있다.
유리에게 다가가 힘껏 끌어안고 키스하는 영민.
그런 영민을 거세게 끌어 안는 유리.
S#118. 유리의 아파트 (밤)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있는 영민과 유리. 유리, 영민에게 안기며 말을 한다.
유리: 내가 영민씨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죠?
영민: 그냥 있는 그대로만 봐줘요. 이제 태어나기도 전의 세계는 잊어요,
우리.
유리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영민.
영민: 유리씨를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가 없었어요. (피식 웃으며)
근데, 이상하게 생각을 하려고 해도 희미한 윤곽만 보이고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거에요.
유리: 사랑하는 사람은 머리 속에 그리는게 아니에요.
당신은 내 가슴속에 있어요. 그리고 난 지금 영민씨 옆에 있어요.
영민의 얼굴을 지긋이 바로보는 유리.
유리: 나 사랑해요?
아무말도 없이 유리를 끌어안는 영민.
유리: 어떤 일이 생겨도 날 믿어줘야 되요? 나 아프게 하지 말아요
유리를 안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영민. 영민에게 키스하는 유리
S#119. 유리의 아파트 (밤)
창밖으로 거세게 쏟아지는 폭우.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유리.
유리의 책상 앞으로 진열되어져 있는 사진들을 하나씩 바라보는 영민.
문득 서랍을 열어 그 안의 것들을 살펴보는 영민.
산책 때 자신이 묶어 준 손수건을 발견하는 영민, 공원에서의 데이트를 상상하며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손수건을 집어드는 영민.
손수건 아래로 보이는 용무늬의 금비녀.
얼굴이 굳어지는 영민,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잠에서 깨어 영민을 바라보고
있는 유리.
Insert: 섬광과 함께 영민의 머리 속으로 스쳐가는 영상들.
<영상1> S#37
텔레비젼 아래에서 금비녀를 꺼내는 재원. 금비녀를 바라보며 목을 움켜쥐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유리.
<영상2> S#84
관 안에 누워있는 시신. 시신을 덮고 있는 영민의 집에 걸려 있는 여인의 그
림. 영민, 한지를 들어 올리면 보이는 유리의 얼굴.
<영상3> S#94
재원: 전생에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는 복수할 기회를 주는거지.
영민: 복수?
재원: 인과응보라고들 하지.
<영상4> S#111
재원: 내가 가지고 있는 비녀는 할머니가 세습무당을 하던 사람한테 부적
으로 받은거래. 일종의 값비싼 가보라고 할 수 있지, 하하!
그 비녀는 무당이 쓰던 비녀야. 그런데 형, 조심해야 될게 하나
있는데 유리 ...
<영상5> S#112
형사: 소지품을 다 털어간걸로 봐서 우발적인 강도 사건 같습니다.
굳어진 얼굴로 금비녀를 집어드는 영민, 금비녀를 집어들고 유리에게로 다가
간다.
영민: (화난 목소리로)이게 뭐야?
두려움에 떨며 뒷걸음질치는 유리.
그런 유리의 멱살을 움켜쥐고 벽에 몰아세우고 다그치는 영민.
영민: 말해! 이게 왜 여기 있는건지! 말해!
울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숙이는 유리.
유리: (흐느끼며) 이러지마요.
영민: (발악하듯) 재원이는 ... 재원이는 왜 죽인거야? 그냥 날 죽였으면
됐잖아!
계속 울며 고개만 가로젓는 유리, 영민의 팔을 뿌리치고 거실로 뛰쳐나간다.
유리를 따라 거실로 뛰어 나가는 영민, 유리의 비명소리와 함께 영민이
무엇인가에 세게 얻어맞고 쓰러진다.
쓰러진 영민의 손에 쥐어진 금비녀를 집어드는 손.
카메라, 그 손을 따라 위로 이동하면 보이는 진영의 얼굴
진영: 내가 준 생일선물 ... 유용하게 쓰이는군.
음흉하게 웃으며 주머니 속에서 재원의 비녀를 꺼내 비교하며 바라보는 진영.
구석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유리에게 다가가는 진영.
진영: (다정하게) 왜 울어? 외로워서 그래? 친구가 필요해?
거실에 있는 큰 가방을 여는 진영. 안에서 굴러 떨어지는 영아의 시체.
천둥, 번개 소리와 함께 울리는 유리의 비명소리.
진영: (차분하게) 착한척 하는 미련한 년들을 필요없어. 내가 필요한건
너 뿐이야. (유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이쁜 얼굴에 두려운 눈이
라니 ... 우리가 처음 만난 그 때 같은데?
카메라, 유리의 눈으로 빠르게 이동.
Insert: 응급실로 만신창이가 되어 피를 흘리며 실려가는 진영과 두려운
눈으로 진영을 바라보는 유리.
진영: (웃으며) 그 때 얼굴을 좀 샤프하게 고쳤지. (표정이 바뀌며)
그런데 ... (얼굴이 일그러지며) 왜 너는 어떤 방법을 써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거야?
Insert: 벚꽃이 마을을 하얀 색으로 물들고, 유리가 어떤 여인의 뒤를 따라
걸어가고 있다. 유리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미소 짓는다. 궁으로
입궐하는 유리를 보며 넋을 잃고 졸졸 따라가는 진영. 궁궐 안으로
들어가는 유리를 보며 자리에 주저앉고 마는 가련한 진영의 모습.
하늘을 보며 울부짖는다.
진영: 옥정아!
정신을 차린 듯 진영의 뒤에서 진영에게 달려드는 영민.
뒤로 넘어지는 진영.
영민이 그 위로 올라타고 엎치락뒤치락 격투가 벌어진다.
Insert: 포졸들이 궁궐 안으로 줄을 맞춰 걸어가고 있다. 절도있게 움직이는
포졸들. 포졸들 사이로 진영의 모습이 보인다. 유리와 영민이 다정
하게 뜰을 거닐고 있는 것을 목격하는 진영. 분노의 눈빛으로 그들
을 노려보는 진영, 들고 있는 창을 힘있게 움켜쥔다.
영민의 얼굴을 발로 걷어차는 진영.
영민이 쓰러지자 올라타 금비녀를 높이 치켜든다.
진영의 손목을 잡는 영민.
진영의 손목에 보이는 까만 점.
카메라, 영민의 눈으로 빠르게 이동.
Insert: 소꼽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그들 사이로 날아드는 돌. 이마에
돌을 맞고 쓰러지는 <아이 1>. 주위에 아이들이 <아이1>로 모여들고
돌을 던진 듯한 아이가 씩씩거리며 서 있다. 돌을 던진 아이의
손에 보이는 까만 점.
마룻바닥에 큰 소리와 함께 박히는 비녀.
영민, 주먹으로 진영의 얼굴을 세게 치고 진영의 밑에서 빠져 나온다.
중심을 잡고 일어서려는 영민의 배를 발로 걷어차는 진영.
쓰러지는 영민. 괴로운 듯 바둥거리는 영민.
영민의 위에 올라타 비녀를 높이 치켜뜨는 진영.
이때 움찔하는 진영, 놀란 얼굴로 자신의 배를 바라보면 비녀의 끝이 자신의
배를 뚫고 나와있다.
진영의 등 뒤에서 울먹이며 진영을 찌른 비녀를 움켜쥐고 있는 유리.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일어서는 진영.
놀라서 뒷걸음질치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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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1. 영민의 아파트 (밤)
영민의 거실에서 울리는 전화벨. 영민 전화기를 집어 든다.
영민: 여보세요?
소리: 아아아악~! 허리가 반으로 짤려져 나가고 있어어어~ "
지이이이잉~(전기톱 소리) ... 아아아아악~~
화면 바뀌면, 전기 면도기를 수화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재원.
영민: 이상한 장난하지마, 임마. 뭐 잘 못 먹었냐?
재원: 아침에 양치질 하다가 치약인 줄 알고 무스로 이빨 닦았어.
기가 차다는 듯 웃는 영민.
영민: 어디야? 모임 사무실이야?
재원: 아니, 여관이야. 지방에 좀 내려왔는데 날씨가 지독해서 내일 아침
에 올라갈려구. 그건 그렇고 형, 아주 좋은 소식이 있어.
영민: 좋은 소식?
재원: 짜라잔잔~ 형이 죽인게 아니야.
영민: 뭐?
재원: 유리씨 말이야. 형이 죽인게 아니라구.
영민: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재원: 숙종 때 왕가 여자들은 다 가채를 틀어 올렸어. 둘둘 말아올린
머리 알지? 신륵사에서 찍힌 여자 사진을 자세히 봐. 머리 틀어
올린거 보일거야.
그 시대에 왕실 여자들은 비녀를 쓰지 않았어. 비녀는 평민들만
쓰던 물건이었어.
게다가 그렇게 끝이 뾰족한 비녀는 구하기가 아주 힘든거야.
왕이 구태여 그렇게 하층민적이고 여성적인 무기로 살인을 할 필요
는 없잖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서 쉬운 걸 놓치고 있었어.
영민: 그러면 ...
재원: 내가 가지고 있는 비녀는 할머니가 세습무당을 하던 사람한테 부적
으로 받은거래. 일종의 값비싼 가보라고 할 수 있지, 하하!
그 비녀는 무당이 쓰던 비녀야. 그런데 형, 조심해야 될게 하나
있는데 유리 ...
띠이~ 하는 소리와 함께 끊기는 전화.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치는 재원.
전화기를 때려보는 재원. 답답한 듯 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는 재원.
재원: 아줌마, 이 방 전화 안돼요! 아줌마!
대답이 없자 투덜거리며 방문을 닫고 들어오는 재원.
갑자기 열리는 방문과 재원이 뒤를 돌아보자마자 사방으로 튀기는 피.
숨을 헐떡이며 쓰러지는 재원. 바닥으로 떨어지는 재원의 금비녀.
금비녀를 집어드는 낯선 사람의 손. 바닥에 쓰러져 미소를 짓는 재원.
재원: 빙고~!
화면이 바뀌며 불길이 솟아오르는 여관.
S#112. 시체 보관실
불에 타 일그러져 있는 시체를 바라보고 있는 형사와 영민.
넋이 나간 표정으로 형사와 함께 시체 보관실을 나오는 영민.
형사: 괴로우시겠지만, 숙박계에 쓰여져 있는 것과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신분증이 일치합니다.
영민: (고개를 저으며) 그렇게 쉽게 죽을 애가 아니에요.
형사: 마지막으로 본게 언젭니까?
영민: 어젯밤에 통화했었어요.
형사: 소지품을 다 털어간걸로 봐서 우발적인 강도 사건 같습니다.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할지 모르겠군요.
고개를 가로저으며 벽에 기대는 영민.
소리를 지르며 벽을 주먹으로 세게 친다.
S#113. 영민의 아파트 (낮)
이삿짐 센터 사람들이 짐을 나르고 있다.
초췌한 모습의 영민, 멍하니 유리의 브로마이드를 바라보고 있다.
일꾼: 빠뜨리신거 없으시죠?
영민: 예
일꾼:(브로마이드를 가르키며) 그건 안가지고 가실 거에요?
말없이 브로마이드를 떼어내 찢어버리는 영민.
머쓱해진 일꾼 밖으로 머뭇거리며 나간다.
짐이 모두 사라진 집에 혼자 멍하니 서있는 영민, 뒤돌아서서 문으로 걸어간다.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유리.
서로를 한참동안 쳐다보는 두 사람.
아무말없이 유리를 지나쳐 걸어가는 영민.
유리: (영민의 뒤에 대고) 미안해요.
걸음을 멈추는 영민.
유리: (슬프게) 그 말 ...하려고 왔어요.
아무말없이 다시 걸어가는 영민. 그런 영민을 슬프게 바라보는 유리.
S#114. 영민의 학교 (낮)
교수 연구실에서 책들을 잔뜩 쌓아놓고 의자에 앉아 멍청히 앉아 있는 영민.
연습장에 뭔가를 계속 끄적이고 있다. 영민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조교.
조교: (연습장을 바라보며) 뭐 해?
영민: (놀라서) 어? 어 ... 아니야, 아무 것도.
조교: (연습장에 쓰여져 있는 글씨를 읽으며) 김 ... 유 ... 리? (우습
다는 듯) 애인 생겼어?
영민: (당황해서) 아 ... 아니야.
조교: (문을 열고 나가며) 좋을 때다. 나중에 얼굴이나 한 번 보여줘.
조교가 나간 후, 연습장에 빽빽히 쓰인 글씨를 보고 한숨을 쉬는 영민.
S#115.거리 (낮)
신호등 앞에 서 있는 넋을 잃은 듯한 영민의 얼굴.
빨간 불에 무심코 길을 건너려다 달려오던 차와 부딪힐 뻔하는 영민, 놀라서
들고 있던 책을 떨어뜨린다.
급정거를 한 차의 운전사, 클랙슨을 연신 눌러댄다.
운전사에게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손을 들어올리는 영민.
영민, 차 안을 문득 바라보면 영민을 바라보고 있는 진영과 유리.
다시 천천히 출발하는 진영의 차.
영민, 유리의 눈과 시선을 떼지 않고, 서서히 멀어져간다.
끝까지 영민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유리의 애달픈 눈동자.
S#116. 진영의 차
진영, 백미러로 영민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진영: 휴~ 까딱했으면 시체 치울 뻔 했네.
우울한 표정의 유리, 아무 말도 없다.
진영: (걱정스러운 듯)왜 그래? 많이 놀랐어?
유리: (힘없이) 아니야.
진영: 기운 좀 내. 너 때문에 힘들게 시간내서 나온건데.
유리: (진영을 보고 힘없이 웃으며) 고마워, 오빠.
진영: 우리 뭐할까? 바다나 보러갈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유리.
고개를 돌려 창문을 멍하니 바라본다.
입김을 불어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유리.
사람 얼굴을 그리다가 손으로 지워버린다.
손에 끼워져 있는 금가락지를 바라보는 멍청히 바라보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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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7. 영민의 아파트
힘없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영민.
문을 열자 마자 촛불을 들고 이상한 주문을 외우며 영민에게 다가오는 재원.
재원: 자~ 졸린다. 졸린다. 최면에 빠져든다. 당신은 대답해야만 한다.
(표정을 바꾸며)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
재원의 장난에 힘없이 웃어주는 영민.
재원: 대답하지 않으면 비참하게 죽는다. 당신의 머리카락 갯수는 몇 개
인가?
이번에는 웃지 않고 소파로 걸어가 주저 힘없이 앉아버리는 영민.
표정을 바꾸고 영민에게로 와 위로하는 재원.
재원: 원래 놓친 고기가 커보이는 법이야.
대답없이 한숨을 쉬는 영민.
재원: 많이 커보이나보네. 향유 고래나 흰 긴 수염 고래만해? 고기인줄
알았는데 인어였어?
영민: (씁쓸하게 웃으며) 억지로 위로 안해도 돼. 나도 알아. 텔레비젼
보면 예쁜 연예인들도 많이 나오고 ... 그 여자들 보면서 대충
꿈꾸고 대충 흉보면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재원, 주머니 속에서 폭죽을 꺼내 터뜨리며 풍선피리를 불어댄다.
영민: (웃으며) 여러가지 준비했네. 다른 사람 앞에서는 그런 장난 치지
마라. 그러다가 병풍 뒤에서 향 냄새 맡게된다.
재원: (갑자기 진지해지며) 형이 죽인게 아닐지도 몰라.
영민: 무슨 소리야, 갑자기.
재원: 무슨 소리긴, 형이 죽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소리지.
영민: 내가 죽였어. 내가 똑똑히 봤다니까!
재원: 그럼 주지 스님도 형이 죽였어?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는 영민.
영민: (얼굴을 손으로 감사며) 몰라. 그날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재원: 최면이라는게 언제나 정확한 건 아니야. 현실하고 오버랩되서 일어
나지도 않은 일들이 보이기도 해.
비녀로 죽였다는 것도 말이 안돼. 사람을 찌를만큼 끝이 뾰족한
비녀는 거의 없어.
영민: 그럼 누가 죽였다는거야?
재원: 장희빈이 유리씨처럼 착한 여자였다면 뻔한거 아니야? 인현왕후겠
지.
영민: (심각하게) 그럼 인현왕후도 내 주위에서 지금 살고 있다는거야?
재원: 그건 모르지. (영민을 장난스럽게 바라보며) 난 아니야. 난 그 시
절에 오스만 트루크에서 전쟁하고 있었어.
말을 마친 재원 잠바를 입고 문쪽으로 나간다.
영민: 어디가?
재원: 우렁이 각시 하나 구해올게. 장독에 넣어 두기만 하면 아무도 없을
때, 뿅~하고 튀어 나와서 빨래도 하고 밥도 하게 시킬테니까 여자
때문에 너무 우울해하지마
재원, 문을 닫고 나가면 소파에 쓰러져 멍하니 장희빈의 그림을 바라보는 영민.
한자를 천천히 풀이하며 읽는다
영민: 아~ 서러워라. 이 내 슬픔 어디에 하소연할꼬, 하늘은 저리 푸른데
이맘은 어찌 그리 서러운가. 사랑아. 사랑아. 이 맘 속에 있는 사
랑아. 아프게 하지 말고 조용히 조용히 잠들거라.
S#108. 유리의 아파트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는 유리.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리에게 다가가는
영아.
유리: 어? 일찍 들어왔네?
영아: (대꾸하지 않고) 어디갔다 온거야?
유리: (힘없이) 그냥 좀 나갔다 왔어. 영아야, 나 좀 쉴래
영아: (침착하게) 너 지난번 그 사람 만나고 왔지?
아무말 없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엎드려 눕는 유리.
유리를 따라 들어와 유리 옆에 앉는 영아.
영아: (걱정스럽게) 그 사람하고 안 좋은 일 있었어?
말이 끝나자마자 영아를 안고 울어버리는 유리.
이때 땅으로 떨어지는 영아의 목걸이 볼펜 뚜껑.
선명하게 보이는 끝이 뾰족한 만년필.
S#109. 유리의 아파트
침대에 누워 멍청하게 천장만 바라보는 유리.
그런 유리 앞에 서서 화를 내고 있는 영아.
영아: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거야, 너?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 유리.
영아: 넌 니 생각만 하니? 주위 사람들 생각은 안해?
유리, 역시 대답없이 손에 낀 금가락지만 주물럭거린다.
화가 나서 방문을 세게 닫고 나가버리는 영아, 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나가버
린다.
S#110. 시골 사창가
시골의 사창가인 듯한 골목을 걸어가는 재원. 매춘부들이 재원을 부른다.
매춘부: 오빠, 여기로 들어와. 앞뒤로 잘해줄께.
재원: 앞뒤로? 정말?
매춘부: (요염하게 웃으며) 잘해준다니까.
재원: 난 뒤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재수없다는 표정을 짓고 침을 뱉는 매춘부.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는 재원.
골목을 빠져나와 뭔가를 찾은 듯 미소를 짓는 재원
재원: 빙고~!
재원의 눈앞으로 보이는 무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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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4. 진영의 차 (밤)
신호를 기다리며 전화기를 꺼내어 어딘가로 전화를 거는 진영.
Insert: 유리의 방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
전화를 받지 않자 폴더를 접고 입맛을 다시는 진영, 지갑을 꺼내어 그 속에
있는 유리의 사진을 바라본다.
뒤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클랙슨 소리에 놀라 지갑을 접는 진영.
손을 한 번 들어보이고는 차를 출발시킨다.
S#105.영민의 아파트 (유리의 최면)
긴장감이 잔뜩 흐르는 거실. 테이블 위의 레코더가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크게 호흡하고 있는 유리의 모습.
재원: 뭐가 보이죠?
유리: 왕의 옷을 입은 사람 ... 영민 씨 ...
재원: 당신과 그 사람은 어떤 사이지요?
유리: (행복한 듯) 사랑 ... 하고 있어요.
재원: 당신의 이름이 뭐지요
유리: (천천히) 장, 옥, 정.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는 유리.
영민, 유리의 힘들어하는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워 한다.
숨을 헐떡거리는 유리.
Insert: 영민과 세자가 다정하게 뜰을 거닐고 있다. 이때 멀리서 다가오는
중전(인현왕후). 영민에게 예의를 갖추고 세자를 보며 상냥하게 말
한다.
중전: (아주 다정하게) 우리 세자 이 어미가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알고 있느냐. 세자. (영민을 보고) 마마. 소첩 자식이 없어 그런지
우리 세자가 마냥 사랑스럽사옵니다.
영민: (미소를 지으며) 요사이 내가 중전에게 너무 소홀히 한 것 같아
미안하구려.
중전: (슬프게) 소생이 없는 소녀, 죄가 너무도 크옵니다.
영민: (안스러운 듯) 중전,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중전의 손을 잡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유리의 눈초리가 쌀쌀하게 보
인다.
하얀 섬광과 함께 바뀌는 배경.
취선당에 앉아 세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유리.
갑자기 열리는 문.
유리의 앞으로 화살이 잔뜩 꽂혀 있는 인형을 집어 던지는 영민.
갑작스러운 일에 놀라 얼굴이 사색이 되는 유리, 잔뜩 화가 나 몸을 떨고 있
는 영민.
또 다시 하얀 섬광과 함께 바뀌는 배경.
빠른 북소리와 함께 보여지는 피투성이의 유리.
유리의 목에서 금비녀를 뽑아 드는 영민.
바닥으로 떨어지는 피.
멀리 보이는 세자인 듯한 아이의 눈.
사색이 되어 달아나 버리는 아이.
쓰러져 눈물을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유리.
재원: 셋!
재원의 '셋'하는 소리와 함께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서는 유리, 숨을 헐떡거린다.
그런 유리에게 다가 앉는 영민.
영민을 보자 표정이 굳어지며 갑자기 일어나 문을 열고 뛰쳐 나가버리는 유리.
뒤따라 황급히 따라나가 유리를 붙잡는 영민.
울먹이며 몸부림치는 유리.
유리: (발악하듯) 이거 놔요! 놔!
그런 유리를 거세게 끌어안는 영민.
영민: (같이 소리를 지르며) 제발 진정 좀 해요!
영민의 가슴을 손으로 때리다 지친 듯 안겨버리는 유리, 흐느껴 운다.
영민: (간절하게) 제발 날 믿어줘요.
숨 소리가 차분해지면서 영민에게 안겨 잠이 들어 버리는 유리.
유리를 안고 거실로 들어오는 영민.
재원: (혼잣말로) 몽유병에 기면발작증이라~
영민: 기면 발작증은 뭐야?
재원: 현실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일상생활 중에 갑자기 잠이 들어 버리는
병이야.'아이다 호'라는 영화를 보면 리버 피닉스가 이 병에 걸려
있어. (기지개를 펴며) 잠들어 버리고 싶은 세상~!
영민, 안고 있는 유리를 애처롭게 쳐다본다.
방으로 유리를 안고 들어가려던 영민, 문득 생각이 난 듯 재원에게 묻는다.
영민: 버선은 왜 무서워했던거야?
재원: (소파에 누워 눈을 감으며) 내가 1살 때 (잠시 뭔가를 떠올리는
듯) 엄마가 내가 보는 앞에서 자살했어. 그 이후로 계속 허공에서
흔들리는 버선발이 계속 꿈에 나타났고 ...
Insert : 누워 있는 아기와 공중에 떠 있는 버선을 신은 여자의 발.
영민, 재원에게 가까이 다가와 재원을 바라본다.
어느새 소파에 누워 잠이 들어 있는 재원.
영민: (중얼거리듯) 잠들어 버리고 싶은 세상.
재원을 바라보던 눈을 돌려 유리를 지긋이 바라보는 영민.
S#106. 영민의 아파트 앞 (밤)
택시를 기다리는 듯 길가에 나와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고 있는 영민과 유리.
영민: 정말 안 태워다 드려도 되겠어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유리.
영민: (머뭇거리며) 유리씨 ... 아직 나 못 믿고 있죠?
슬픈 눈으로 영민을 바라보는 유리.
유리: (천천히) 모르겠어요. 너무 혼란스러워요. (영민을 바라보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인 것 같아요. 그냥 이젠 현실로
돌아가고 싶어요.
숨을 크게 내쉬고, 긴장된 얼굴로 얘기를 꺼내는 영민.
영민: 지금 이런 얘기하는거 ... 이상할지도 모르지만요. 전 유리씨 만난
이후로 계속 유리씨 꿈을 꿔요.
둘 앞으로 다가와 서는 택시. 택시 앞에서 망설이는 유리.
영민: 유리씨는 내가 꿔 온 꿈이에요. 내가 지금 꾸고 있는 꿈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 전 유리씨가 꿈꾸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씁쓸하게 웃으며) 이런 얘기 꺼내기에는 타이밍
이 엉망이죠?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는 택시기사.
기사: 안탈거에요?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뒷문을 열고 택시에 오르는 유리.
영민: (씁쓸하게) 지금 얘기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해 본 말
이에요.
천천히 출발하는 택시.
창문으로 영민의 모습을 바라보는 유리.
한참동안 자리에 꼼짝않고 서 있는 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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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1.영민의 아파트 (거실)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는 유리.
주방에서 커피를 들고 나오는 영민.
자리에 앉아 유리에게 커피를 들어 권하는 영민.
영민: 이젠 좀 괜찮아요?
유리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예. 고마워요.
피곤한 듯 눈을 깜빡거리는 유리.
유리: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눈물을 흘리며) 너무 무서워요.
울먹이는 유리를 보며 어쩔 줄 몰라하다가 어깨를 감싸안는 영민.
영민에게 안겨 우는 유리. 문 여는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재원.
S#102.영민의 아파트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영민, 유리, 재원. 재원 레코더의 재생 버튼을 누른다.
신륵사 주지 스님의 음성이 들린다.
테이프 소리: 이 신륵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입니다. 임진왜란
때는 승병들이 왜병들과 맞서 싸우던 곳이기도 하지요.
임진왜란이 끝나고 일부 건물이 소실된 것을 보수한 것이 숙종
28년, 그러니까 희빈마마가 서거하신지 정확히 1년 후의 일입
니다. 그 때부터 산신각의 지하는 희빈 마마를 위한 안식처로
비밀리에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절을 보수하는 인부들의 모습. 중앙에 서서 인부들을 바라보는 영민.
테이프 소리: 알려진대로 그 당시의 정국은 서인과 남인이 첨예하게 대립
하고 있었습니다.서인은 희빈 마마를, 남인은 중전 마마인
인현왕후를 지지하는 세력이었죠.
서로 큰 소리를 쳐가며 싸우는 관리들의 모습.
테이프 소리: 희빈 마마가 돌아가시자 서인들이 세력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희빈 마마를 따르던 남인들은 모두 숙청을 당했
지요.
망나니의 칼에 목이 잘려져 나가는 관리들의 모습
테이프 소리: 희빈 마마가 돌아가시자 숙종께서는 실의에 빠져 아무 것도
하지 않으셨구요. 세자인 경종께서는 너무 어리셨습니다.
그 때부터 역사는 변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인현왕후의 세력이었던 남인들은 인현왕후와 희빈 마마를
성녀와 독부로 조작하고 마치 희빈 마마를 희대의 악녀로
기록해 두었습니다.
불길에 사로잡혀 타고 있는 '숙종 실록'.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궁중
서기들.
테이프 소리: 숙종께서는 돌아가시기 1년 전, 그러니까 숙종 45년에 희빈
마마의 묘를 파서 그 시신을 아무도 모르게 이리로 옮기셨습
니다.
그리고 나서 당신께서도 스스로 지하로 들어가 관 앞에서 무릎
을 꿇은 채 생을 마감하셨던 것입니다.
희빈의 묘를 파헤치는 장면.
늦은 밤 관을 옮기는 무리들의 모습.
산신각 지하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영민의 모습.
카세트 테이프의 정지 버튼을 눌러 테이프를 정지시키는 재원.
유리에게 산신각 지하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준다.
관 속에 누워 있는 자신의 사진을 보며 놀라는 유리.
재원: 어디까지 믿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자료에도 분명히 나와 있어요.
신륵사가 숙종 28년에 보수된 것도 사실이고, 숙종 45년에 장씨의
묘를 파헤친다고 세자가 망곡례(望哭禮)를 거행한 것도 사실이
에요.
유리: (어리둥절해하며)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재원: 간단히 말하자면 이거에요. 숙종과 장희빈의 부활.
유리: 그게 어쨌다는거죠?
재원: 최근에 주위에 죽은 사람 있어요?
유리, 두려운 듯 눈이 커진다.
재원: 신륵사 주지 스님이 어제 살해 당했어요.
놀란 눈으로 재원을 바라보는 유리.
재원: 경찰서에 다녀왔어요. 살인무기는 아마 ... 금가루가 검출됐다는
것으로 봐서 이거랑 비슷한 게 쓰였던 것 같구요.
주머니 속에서 비녀를 꺼내는 재원. 소스라치게 놀라는 유리.
재원: 우연일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 알려줄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평범한 일은 아니니까요. 유리씨를 둘러싸고 뭔가 일어나고
있어요.
말을 마치고 초콜릿을 까서 입에 넣고 씹는 재원.
S#103.영민의 아파트 (거실)
커텐이 쳐진 어두운 거실. 촛불 하나가 테이블 위에 켜져 있다.
쿠션을 베고 소파에 앉아 있는 유리와 유리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영민.
재원: 시작해도 되겠어요?
유리: (머뭇거리며) 이런게 도움이 될까요?
재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유리: 이런건 언제 배우셨어요?
재원: (옛날 일을 떠올리는 듯 웃으며) 어렸을 때, 버선발만 보면 소리를
지르면서 쓰러졌었어요. 그런 발작증세 때문에 이런저런 치료를
받다가 최면 치료를 받게 됐죠. 그 때부터 배운 거에요.
유리: 최면을 받고 나서 치료가 됐나요?
재원: 예. 깨끗하게 치료 됐어요.
영민: (다정하게) 재원이를 믿고 한 번 해봐요, 유리씨.
유리, 영민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소파에 길게 눕는 유리.
재원: (조용한 목소리로) 호흡에 정신을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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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95 웨스턴 바, 여관
웨스턴 바의 문을 열고 들어와 사방을 둘러보는 영아.
누군가를 발견한 듯 웃으며 걸어간다.
영아: 오래 기다렸어요?
화면 바뀌어, 침대 위에 누워 황홀한 표정으로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영아.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Insert: 잠이 안오는 듯 뒤척이다가 전화를 거는 유리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
행위를 계속 하며 배터리를 분리해버리는 영아.
S#96. 영민의 아파트
재원의 방에 들어가 책을 뒤지고 있는 영민.
고등학교 국사, 세계사 책이 눈에 들어온다.
책을 뽑아 드는 영민.
책의 앞표지는 매직으로 제목이 바뀌어져 있다.
'떡국사세요', '시계사세요'.
어이없다는 듯 웃어버리는 영민.
때마침 울리는 거실의 전화벨.
거실로 나와 전화를 받는 영민.
영민: 여보세요
유리: 안녕하세요, 저 유리에요.
영민: 아, 예.
유리: 집에 오셨네요, 아직 병원에 계신가 궁금해서 전화 해봤는데.
영민: 아까 들어왔어요. 병원에서 별거 아니라 그래서요. 근데 유리씨
무슨 일 있어요? 목소리가 힘이 없어 보여요.
유리: (힘 빠진 목소리로) 아니에요. 괜찮아요.
영민: 집이에요?
유리: 예.
영민: (머뭇거리며) 저 .... 유리씨.
유리: 예?
영민: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세요?
유리: 지금요?
영민: 아뇨, 아무 때나요.
유리: 예 ... 그래요.
영민: 저 ... 유리씨.
유리: 예?
영민: 예전에 ... 유리씨 꿈에 제가 나왔다고 그랬죠?
유리: 예
영민: 저 요즘에 유리씨 꿈꿔요.
유리: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무슨 꿈인데요?
영민: 만나서 말해줄께요.
유리: 그래요, 그럼. 끊을께요. 안녕히 주무세요.
영민: 예. 유리씨두요.
전화를 끊은 영민, 멍청하게 산신각에서 가져 온 그림을 바라본다.
Insert: 전화기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잠이 드는 유리.
S#97. 편의점 (밤)
밖이 훤히 보이는 편의점 구석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 재원.
고서적을 뒤적거리며 라면을 먹고 있다.
무엇인가를 찾은 듯 미소를 짓는 재원.
재원: 빙고~!
책을 덮고 수첩에 무엇인가를 적는 재원.
문득 창 밖을 내다보다가 얼굴이 굳어진다.
S#68에 나온 롱코트와 같은 옷을 입은 낯선 사람이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대형 유리 앞에 서서 재원을 노려보고 있다.
두 팔을 대형유리에 얹고 재원을 노려보는 낯선 사람.
라면 국물을 마시는 척 하며 허리에서 금비녀를 빼내는 재원.
긴장되는지 금비녀를 한 번 힘껏 쥔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
낯선 사람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오바이트를 하기 시작한다.
낯선 사내: 우~~훽,(약간의 신호흡) 웨~액~!
순간 마시던 라면 국물을 푸웃~ 하는 소리와 뱉어내는 재원.
낯선 사람을 편의점으로부터 떼어내는 아르바이트생과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재원.
S#98. 유리의 아파트 (밤)
잠에서 깨어 멍한 눈으로 옷을 입는 유리. 문을 열고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간다.
반쯤 감긴 유리의 눈.
S#99.영민의 아파트 (거실)
재원의 방에서 책을 뒤지고 있던 영민. 초인종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간다.
재원: 누구세요?
대답이 없자 다시 한 번 되묻는 영민.
역시 대답이 없자 현관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본다.
멍청한 눈으로 영민을 바라보면 서있는 유리.
영민: (놀라서) 유리씨?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유리. 반쯤 감긴 눈으로 안도의 웃음을 지으며
영민에게 다가와 가볍게 키스한다.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는 영민. 유리 영민을 바라보는 듯 하더니 갑자기 영민
에게 안기듯 쓰러진다.
영민: 유리씨? 유리씨!
쓰러진 유리를 들고 방으로 옮기는 영민.
S#100.영민의 아파트 (밤)
영민의 침대에 누워 행복한 표정으로 자고 있는 유리.
유리의 옆에 앉아 유리를 바라보고 있는 영민, 유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피식
웃음을 짓는다.
손으로 유리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영민.
영민: (넋두리를 늘어놓듯)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유라씨는 누구죠?
왜 자꾸 내 앞에 나타나는 거에요?
몸을 뒤척이며 영민의 손을 잡는 유리. 다른 한 손으로 그런 유리의 손을 잡
는 영민.
영민: 온 종일 당신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아요. (웃으며)
유리씨 ... 혹시 천사에요?
자기가 한 말이 우스운 듯 피식 웃는 영민.
이 때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는 유리, 손으로 목을 움켜잡으며 숨을
헐떡거린다.
반사적으로 유리를 안는 영민.
영민에게 안겨 몸을 부르르 떠는 유리.
유리를 안고서 다독거리는 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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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92. 영민의 아파트
커텐이 쳐진 어두운 거실.
촛불 하나가 테이블 위에 켜져 있다.
쿠션을 베고 소파에 길게 누워 있는 영민.
재원: (조용한 목소리로) 호흡에 정신을 집중합니다.
크게 호흡하는 영민의 모습.
재원: 점차 안정감 있는 호흡이 됩니다. (조금 뜸을 들인 후 천천히)
몸의 근육을 이완시킵니다. 얼굴, 턱, 목, 어깨, 팔, 등, 배, 다리
까지 모든 근육이 이완됩니다. 근육이 이완되면서 몸이 소파 밑으
로 가라앉습니다. (뜸을 들인 후) 자 .. 이제 머리 쪽에 푸르스름
한 은색의 빛이 떠 있습니다.
그 빛은 점점 몸을 타고 내려가면서 모든 신체기관에 안정을 줍니
다... 열, 아홉, 여덟, 일곱,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
깊이 잠이 든 듯한 영민의 모습. 테이블 위의 레코더를 누르는 재원.
재원: 이제 당신은 천천히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천천히) 스무 살,
열 살, 다섯 살, 한 살. (숨을 크게 내쉬고) 이제 당신은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습니다.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는 영민.
재원: 이제 좀 태어나기 이전으로 가봅니다. 천천히, 천천히 이동합니다.
서서히 몸을 펴는 영민.
재원: 자 ... 눈 앞에 뭐가 보이죠?
영민: 터널 ... 종소리도 들리고 ... (인상을 쓰며) 이젠 아무 것도 안보
여요.
재원: 좀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천천히, 천천히 ... 300년전으
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뭐가 보이죠?
영민: 유 ... 리 ...
깜짝 놀라는 재원, 레코더가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묻는다.
재원: 당신은 누굽니까?
인상을 쓰며 도리질하는 영민.
재원: 사람들이 당신을 뭐라고 부르지요?
영민: 상 ... 감 ... 마 ... 마 ...
괴로운 듯 몸을 뒤척이는 영민.
Insert: 섬광과 함께 스쳐 지나가는 S#65의 무당. 현란한 색상의 신령 그림
들과 요란한 징소리, 그 사이로 무당이 광기 어린 듯한 몸 동작과
눈빛으로 굿을 하고 있다. 화살을 잡는 무당, 지푸라기 인형에 명중
하는 화살
싸늘해 보이는 밤, 사방에 횃불이 보이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화살과 인형,
그 옆으로 온 몸이 묶인 채, 주리를 투는 의자에 묶여 있는 피투성이 무당의
모습.
무당의 양쪽으로 정렬해 있는 포졸들과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유리.
섬광과 함께 스쳐 지나가며 금비녀를 손에 든 영민의 모습과 피투성이가 된
유리의 모습.
몸을 뒤척이며 괴로워하는 현실의 영민.
재원: (다급하지만 침착한 목소리로) 셋을 세면,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
다. 하나, 둘, 셋!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는 영민. 온 몸이 땀으로 축축히 젖어 있다.
영민: (혼잣말로) 내가 ... 내가 죽였어.
S#93. 유리의 아파트 (밤)
거실 소파에 앉아 울고 있는 유리. 전화를 받고 있는 영아.
영아: 예,예 ... 당분간 안정이 필요한 것 같아서요. 죄송해요, 감독님.
전화를 끊고 유리에게 다가와 유리를 안아주는 영아.
영아: 이번주랑 다음주까지 스케쥴 다 취소했어.
유리: (울먹이며) 고마워, 영아야.
영아: 우리,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유리: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냐 ... 괜히 나 때문에 너까지 고생시켜서
미안해.
영아: 아니야. 그런 소리 하지마.
유리: 좀 자야겠어.
영아: 그럴래?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는 유리.
따라 들어가 유리의 이불을 덮어주고 불을 꺼주는 영아.
유리: (놀란 목소리로) 불 끄지마, 영아야.
불을 다시 켜고 유리를 바라보며 거실로 나오는 영아.
영아의 전화벨 울리고, 전화를 받는 영아.
영아: 여보세요? 예. 어디에요? 지금요? (머뭇거리며) 지금은 ...
(놀라며) 아니에요. 지금 나갈께요.
전화를 끊고 옷을 챙겨입는 영아.
S#94. 영민의 아파트 (밤)
거실에 앉아 레코더를 재생시켜 듣고 있는 영민과 재원.
심각한 표정의 영민.
영민: (괴로운 표정으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재원: 간단해. 인연이라는게 그런거야. 전생에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
게는 복수할 기회를 주는거지.
영민: 복수?
재원: 인과응보라고들 하지.
주머니에서 금비녀를 뽑아 영민의 목을 찌르는 시늉을 내는 재원.
놀라서 뒤로 물러나는 영민.
재원, 한 번 크게 웃고 초콜릿을 먹으며 일어난다.
영민: 이 시간에 어디가?
재원: 자료 좀 구해올게. 좀 쉬고 있어, 마마.
영민: 자고 오냐?
재원: (무뚝뚝하게) 매이비, 베이비.
금비녀를 손으로 한 번 털고 허리에 차는 재원, 문을 열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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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7.병원
천천히 눈을 뜨는 영민. 링겔 병이 보이고 그 옆으로 재원이 보인다.
깨어난 영민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가오는 재원.
영민: (몸을 일으키며) 여기가 어디야?
재원: 병원이야.
영민: (머리가 아픈 듯 머리를 움켜쥐며) 어떻게 된거야?
재원: 나중에 다 얘기해 줄테니까, 일단 누워.
영민: (힘 없이 자리에 누우며) 유리씨랑 영아씨는?
재원: 울고불고 난리치길래 먼저 집에 보냈어.
자리에 누운 영민, 멍청하게 천장만 바라본다.
재원: 나 좀 나갔다올게. 금방 올테니까 잠 좀 자고 있어.
누워서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영민. 문을 열고 나가는 재원
S#88. 신륵사 (밤)
산신각에서 주지 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재원.
재원의 옆자리에 놓여 있는 레코더. 재원의 표정이 진지하다.
얘기를 마친 듯 산신각에서 걸어 나오는 두 사람.
재원을 먼저 보내고 산신각 뒤쪽으로 걸어가는 스님.
밤하늘에서 산신각으로 떨어지는 혼불을 본다.
시선을 돌려 옆을 바라보면 검은 옷을 입고 노란 눈을 가진 저승사자가 스님
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목주를 돌리며 사자에게 합장하는 스님.
이 때 뒤쪽에서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 손에 번뜩이는 금비녀.
땅으로 떨어지는 피. 곧이어 천천히 무릎을 꿇으며 절을 하듯 쓰러지는 스님.
화면 바뀌며, 산신각으로부터 퍼지는 불길.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정신없이
물을 길어 나르는 스님들.
신륵사 입구에서 그들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재원.
그런 재원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
카메라의 시선이 몽롱해지면서 소리를 지르며 깨는 영민.
병원 앞 벤취에 앉아 있는 영민, 주위를 둘러보며 어리둥절해 한다.
S#89. 유리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수리공이 투덜거리며 경비와 함께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수리공: (혼잣말로) 이 놈의 기계는 고장이 나도 꼭 오밤중이 고장이 나고
지랄이네. 에유~ 이 놈의 인생~!
경비: (동감한다는 듯) 사는게 다 그렇죠, 뭐.
엘리베이터로 다가가 문을 여는 수리공.
수리공: 뭐가 걸린거야, 도대체!
손전등으로 아래를 비쳐 본다.
손전등의 불빛으로 보이는 사람의 다리.
점점 위로 올라가면 온 몸이 피투성이인 사람의 몸.
고통으로 일그러진 매니저의 얼굴.
S#90. 영민의 아파트 (아침)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 영민과 재원.
영민 거실로 들어와 지하에서 들고 나온 그림을 테이블 위에 펼쳐 놓고, 초췌해진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며 피식~하고 웃는다.
영민: (재원을 바라보며) 얼굴이 좀 뽀얘진 것 같다?
재원: (싱겁게 웃으며) 왜 자다가 병원은 뛰쳐나가고 그랬어? 형이
강시야, 드라큘라야?
영민: (한숨을 쉬며) 모르겠다, 뭐가 뭔지.
힘없이 웃으며 소파에 앉는 영민. 뒤따라 자리에 앉는 재원.
재원: (진지하게) 형
영민: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가) 응?
재원: (머뭇거리며) 형 ... 최면 한 번 해볼래?
영민: (어이없다는 듯) 뭐? 최면?
재원: 응.
영민: 찜찜하게 그런 걸 왜 해, 임마.
귀찮다는 듯 텔레비젼 리모콘으로 텔레비젼을 켜는 영민.
화면에 나오는 신륵사 화재현장. 깜짝 놀라는 영민.
소리: 오늘 저녁 7시쯤 혈우가 내려 이목을 끌었던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에 위치한 신륵사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는 소방관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를 입히고 30여분만에 진화 되었습
니다. 검찰은 화재 현장 주변에서 이 절의 주지승인 일광 스님이
흉기로 목을 찔린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원한에 의한 방화
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재원, 화면과 영민의 얼굴을 동시에 바라보며 말한다.
재원: (진지하게) 한 번 해보자, 형.
S#91. 시체 보관실
형사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시체 보관실로 들어오는 유리, 영아, 진영.
하얀 천에 덮여 있는 시체.
형사, 천을 들어 얼굴을 확인시킨다.
인상을 쓰며 얼굴을 돌리는 영아, 주저앉아 울어버리는 유리.
유리를 부축하는 진영. 시체 보관실을 나오는 형사와 유리 일행.
진영: 사곤가요?
형사: 아니요, 살해 당했습니다. 목이 찔렸는데, 상처에서 금가루가
검출됐어요. 보기 드믄 흉기를 사용한걸로 보나 사건 현장을 보나
계획적인 살인이 분명합니다.
갑자기 몸을 흠칫 떨며 목을 어루만지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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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3. 신륵사 (산신각)
산신각 안으로 들어서는 영민과 재원. 재원 쉴 새 없이 사진을 찍고 있다.
재원: (들떠서) 예전에 장희빈에 관한 소설을 쓰다가 읽은 자료에서
이상한 글을 본 적이 있었거든? 오늘 그 암호를 어느 정도 푼 것
같아.
재원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방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왼쪽 벽면에 펼쳐져
있는 병풍을 바라보는 영민.
섬광과 함께 영민의 머리를 스쳐가는 사천왕의 모습.
눈을 찡그리며 도리질을 하며 병풍을 다시 바라보는 영민
영민, 병풍으로 다가가 병풍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병풍 뒤쪽으로 걸어 들어
간다.
재원: 어? 형 어디가?
병풍 뒤쪽을 두려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영민.
그런 영민에게 다가가는 재원.
재원, 영민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바라보니 조그만 나무 쪽문이 보인다.
재원: (신기하다는 듯) 어? 저건 뭐야?
재원이 다가가려하자, 영민이 두려운 표정으로 재원을 막는다.
왜 그러냐는 듯 영민을 바라보는 재원.
호흡이 거칠어지는 영민.
두려움에 몸을 떨며 말한다.
재원: 형, 왜 그래?
영민: (몸을 가늘게 떨며) 나 ... 여기 온 적이 있는 것 같아.
얼굴이 창백해지는 영민.
S#84. 산신각 지하실
문을 열고 지하실 안으로 들어온 영민과 재원.
갑자기 문이 닫히고 어두워진다.
손전등을 사방으로 비춰보는 두 사람.
손전등을 아래로 비추자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계단이 이어져 있다.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두 사람.
계단을 모두 내려와 손전등으로 다시 사방을 비춰보는 두 사람.
푸드덕~ 하는 소리와 함께 영민과 재원의 머리 위로 날아가는 박쥐들.
재원, 벽에서 뭔가를 발견한 듯 영민에게 말한다.
재원: (천이 뭉쳐진 막대를 가리키며) 어? 이거 횃불 아냐?
영민, 아무말 없이 횃불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영민.
횃불 뒤로 보이는 사천왕. 모두 손에 커다란 금비녀를 쥐고 있다
사방으로 손전등을 비추며 나머지 횃불에 모두 불을 붙이는 영민.
불이 모두 켜지자 10평 남짓한 지하실의 방이 훤히 보인다.
곳곳에 놓여 있는 문무석상들.
중앙에 놓여 있는 관과 관 옆으로 곤룡포를 입고 무릎을 꿇은 채 해골이 되어
있는 한 시신.
관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뚜껑을 천천히 여는 영민.
관 안에 누워있는 시신.
시신을 덮고 있는 영민의 집에 걸려 있는 여인의 그림.
집에 있는 그림과는 달리 한자가 가득 적혀 있다.
영민, 한지를 들어 올리면 보이는 시신의 얼굴.
유리의 얼굴과 같다.
충격을 받아서 숨이 막히는 듯 컥컥 거리는 영민.
그런 영민에게 뛰어 오는 재원. 관 속의 유리를 보고 놀라 멍하니 서 있다가
사진을 찍는다.
갑자기 쓰러지는 영민. 다급히 영민을 부축하는 재원.
재원: 형, 왜 그래? 괜찮아?
호흡이 가쁜 듯 헐떡거리는 영민.
황급히 영민을 업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재원.
영민의 손에 꽉 쥐어져 있는 그림.
S#85. 신륵사
유리 일행 쪽을 영민을 업고 뛰어오는 재원.
그런 재원을 보고 놀라는 유리와 영아.
재원: (발악하듯) 빨리 차 문 열고 시동 걸어요!
거의 정신을 잃고 재원의 등에 업혀 있는 영민.
놀라며 서 있는 유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영민: (울먹이며 조그만 목소리로) 옥정~
뛰어가는 영민 일행 뒤로 멀리 서 있는 주지스님.
스님: (중얼거리듯) 가혹한 업이로고.
산신각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스님.
S#86. 영민의 꿈 (창경궁)
상복을 입은 영민, 멍청히 방에 앉아 있다.
밖에서 들리는 소란한 소리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영민.
종종 걸음으로 영민에게 달려오는 내관.
영민: 왜 이리 소란스러우냐!
내관: (두려움에 떨며) 기이한 일이옵니다, 마마. 희빈 마마의 관이 땅에
붙어 움직이지를 않는다고 하옵니다.
영민: 그게 무슨 소리냐?
내관: 장정 스무 명이 달라붙었는데 관이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마.
영민 눈물이 고인 슬픈 눈으로 관을 향해 걸어간다.
관 주위로 여러 명의 장정들이 낑낑대며 관을 들려 하고 있다.
영민이 다가가자 모두 고개를 숙이는 장정들. 조용히 다가가 관 위로 한 손을
올려놓은 영민.
영민: (조용하게) 모두 물러들 가라.
뒷걸음질하며 사라지는 사람들.
사람들이 사라지자 눈물을 흘리는 영민.
영민: 비단 이불을 덮던 사람이나 거적을 덮던 사람이나 모두 죽으면
한 흙을 덮는 것을 ... 왜 이리도 어지럽게 살았는지 모르겠소.
(흐느끼며) 먼저 가서 기다리시오, 내 곧 따라 가리다. 따라가
내가 한 짓에 무릎 꿇고 사죄하리다.
관 위로 엎드려 통곡하는 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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