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매출채권(외상매출금+받을어음)


굉장히 중요한 계정 과목이야. 기업 영업활동의 가장 중요한 유동자금 원천이거든.


쉽게 설명하자면 이건 내가 '매출을 올리고 상대방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돈'이야.


'외상'이라는 단어 때문에 선입견으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개인적인 거래
에서는 물건 사면 바로 돈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기업 거래에서는 바로바로 돈을
주고 받기가 힘들잖아. 보통 몇개월은 걸리게 되어있어.


특히, 일부 악덕 대기업들은 하청업체에게 3개월짜리 어음 같은 것을 돌리면서 돈을
천천히 주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지.


왜냐고? 네가 동네 꼬마한테 100억을 줘야된다고 치자.


지금 줘도 되고, 3개월 후에 줘도 돼. 지금 줄거야? 대가리에 총 맞았어?


그래서, 이런 불공정 거래들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라는 곳이 있는 거지.


자, 이쯤에서 금융감독원의 전자 공시 사이트에 들어가 아는 회사 이름 딱 치고
재무제표를 디비보자.


http://dart.fss.or.kr/


외상매출금 밑에 대손충당금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계정 과목이 보이지? 그건 뭘까?


살다보면 한두번쯤 당하게 되는 '눈탱이'.


그렇지. 못 받을 돈이라는 거야. 거래처가 부도가 났거나, 사장이 해외로 튀었거나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 아무튼 대차대조표에 표시된 대손충당금은 못 받을 것 같은
돈을 뜻해.


왜 못 받는 돈이 아니라 못 받을 것 '같은' 돈이냐 하면, 기업마다 고객이 수백개
에서 수천개가 되잖아. 이동통신사 같은 경우는 고객이 천만 단위까지 되지. 그걸
하나하나 이건 받네, 못 받네 이런 식으로 분류하기는 불가능하겠지. 그래서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그 금액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할 때 회수불능추정액만큼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는 거야.


이 대손충당금이라는 계정과목은 매출채권 뿐만 아니라, 대여금이나 미수금 같은
계정과목 밑에도 졸졸 따라다니게 되니 개념 이해를 잘 해두도록 해.




6) 미수금


왠지 동네 다방 미스김이 떠오르는 이 계정 과목은 일반적 상거래가 아닌 거래에서
발생한 받을 돈
을 말해. 매출채권과 다른 점은 그거지.


예를 들어, 제품을 팔고 받을 돈은 매출채권, 회사에서 쓰던 컴퓨터가 낡아서 내다
팔고 받을 돈은 미수금.


나가요 언니들이 불쌍한 아저씨들에게 육보시-_-를 하고 나서 받는 돈은 매출채권,
삐끼 삼촌들에게 돈 빌려주고 받는 이자는 미수금.



  "씨댕, 왜 이렇게 자꾸 복잡하게 쪼개는 거에염!"


네 대가리 쪼개지게 하려고, 가 아니라 회계가 가지는 측정기능과 전달기능을 하려면
이런 세부적인 분류가 필요해.


받을 돈이라고 무작정 '받을 돈'이라고 적어놓고 숫자를 적어놓으면 그게 장사가
잘 되서 받을 돈인지, 가지고 있던 땅 팔아서 받을 돈인지, 사기쳐서 받을 돈인지
복권 맞아서 받을 돈인지 알 수가 없잖아. 위 아 낫 미아리 점쟁이.




7) 선급비용


뭔가 돈이 먼저 나갔다는 퓔이 오는 이 계정은 무엇일까?


이 계정은 조금 어려우니까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할께.


당신이 이쁜이 안마시술소 1년 이용권을 100만원에 샀어.


이걸 어떻게 표시해야 할까? 그냥 현금 100만원 쓴 걸로?


아니지. 당신의 지갑에서는 100만원이 나갔지만 당신은 안마시술소를 1년간 이용할
권리를 가졌잖아. 이건 당신의 자산이야.


당연히 당신은 그 권리를 이용해서 공짜로 안마시술소를 들락날락 거릴거고,
단순하게 생각해도 6개월이 지나면 그 권리는 50만원어치만 남겠지.


이런 논리로 회사가 화재보험에 들거나, 건물임차료를 지급할 때 생기는 그 권리를
이 계정에 기표
하게 되는 거야. 당연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금액은 다시 계산이
되어야겠지.






2009/06/29 14:32 2009/06/29 14:32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758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758












2-1) CD


콘돔 아니야. 그리고, 음악도 안 나와. negotiable Certificate of time Deposits이라는
양도성 예금증서를 말해.


제3자에게 양도가 가능한 예금증서라는 거지.


예금증서가 뭐냐고?


네가 동네 초딩들에게 삥을 뜯어서 그 돈을 은행에 가서 입금했다고 치자.


그러면 어여쁜 은행원 언니가 입금 내역이 찍힌 '통장'을 주지?


그걸 예금증서라고 보면 돼. 그걸 아무에게나 양도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양도성 예금증서야.


아무에게나 돌림빵을 당하려다보니 CD는 이름이 없는 '무기명'으로 시중에 돌아다녀.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래서 지하 경제의 검은 돈을 깨끗하고 맑고 자신 있게
세탁하는데 종종 이용되곤 하지. 왜 이런 대가리털 빠지는 짓들을 하느냐고?


어렸을 때 이런 생각 해봤나 모르겠다.



  "왜 은행은 내 돈을 보관해주면서 이자까지 더해서 돌려줄까?"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한다면 당신은 무시칸쉑히.


다들 알다시피 은행은 고객의 돈으로 돈놀이를 해서 돈을 벌어. 돈놀이 하는 사채업자가
급전을 돌리듯 은행도 시중에서 급하게 돈을 땡겨야 할 때가 있거든. 이 때 수익을 명시
하는 채권을 파는데 이것이 은행채권, 그러니까 은행채가 되는 거야.


그래서 가끔 신문을 보다 보면 아무개 은행에서 연리 몇프로짜리 양도성 예금증서 발행
한다고 광고가 나올 거야. 이자율은 물론 일반 저축금리보다 높아야 사람들이 사겠지.


그럼 은행에서 연리 10%짜리 양도성 예금증서를 발행한다고 치자. 그럼 100만원어치를
사서 일정 기간 후에 은행에 가면 110만원을 받을까? 노노노노노.


10%를 제외한 금액, 그러니까 약 90만원만 받고 100만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를 주게
돼. 마트마냥 할인된 금액으로 판다는 거지. 그리고 은행에서 지정한 기간동안 CD를
가지고 있다가 은행에 가면 100만원을 준다는 거야.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10% 수익률이 보장되는 100만원 CD (90일물)를 샀어. 10%를 보장받는 대신
90일을 기다려야 하는데, 45일 정도 지나고 나서 작업을 걸고 있는 여자친구가
'둘만의 여행'을 제안해 왔어. 우어어어~ 돈이 필요해. 가진 건 CD 뿐이야. 어쩔 거냐!


CD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야겠지. 그런데 45일 정도 기다린 대가는 있어야 될 거 아니야.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팔때 5%를 할인해서 팔았어. 그럼 5% 수익이 났네.


이런 식으로 돌고 돈다는 거시쥐.


당연히 은행에 돈이 많을 때와 적을 때 금리가 조금씩 달라지겠지? 돈이 없을 때는
급하니까 더 많이 할인해주고, 돈이 많을 때는 여유가 있으니 조금 덜 할인해 주고.


욕정에 불타는 밤에 안경 쓰고 여드름 난 돼지라도 좋다고 바둥거리다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꺼져라, 돼지!’라고 외치게 되는 심리랄까.


아무튼 뉴스에서 떠드는 CD금리는 이걸 얘기하는 거야. 할인율.


아하~ 초쿰 있어 보이려면 CD 사서 지갑에 꽂고 다녀야지, 라는 덜 떨어진 생각은 하지마.
주식 산다고 증권 주디? 전산에만 박혀 있는 거야.


뭔가 더 공부하고 싶다면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s)'도 알아보도록 해.





2-2) CMA


요즘 들어 CMA는 '참많아'의 약자로 여겨질 정도로 종류가 많아져서 느그덜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거야.


CMA는 Cash Management Account 의 약자로 흔히 자산관리계좌라고 부르지.


이건 우리가 사용하는 은행의 보통입출금통장과 거의 같은데, 그 저질이자보다
높은 이자로 잔고가 있으면 하루만 지나도 이자가 붙는다는 점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어.


대충 감은 잡고 있겠지만 느그들이 CMA 계좌에 돈을 넣으면 증권사 아저씨들이
그 돈을 굴려서 돈놀이를 한 다음 수익을 돌려준다고 생각하면 돼.


RP형 CMA처럼 국공채, 은행채, AAA이상 회사채에만 투자하고
높은 확정금리를 주는 것도 있고,
종금형 CMA처럼 실적배당금리를 지급하는 예금자 보호상품도 있고
설명해줘봐야 얘기만 길어지는 MMF형 CMA도 있으니
각 상품에 대해서는 알아서들 조사해보도록 해.


덧붙여, 개나 소나 CMA 한다니까 '나도 해볼끄나'하는 생각에 그냥 덤벼들지마.


은행이나 증권사에 찾아가서 설명만 멍청하게 듣고 오는 너 말이야.
동네 아줌마들까지 어디서 소문 듣고 손을 뻗치는 재테크는 언제나 막장이라는 사실 명심해.





3) 단기매매증권


이 맴매스러운 용어는 단기목적의 유가증권을 줄인 말이야.


쉽게 말해 기업이 시장성 있는 유가증권, 흔히 말하는 주식 같은 것에 단기적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한 거지. 그 중에 현금화 되는 시점이 1년 이내인 것들을 이 과목에
표시하게 되어있어.


그럼, 이쯤에서 우리나라 대빵 기업 삼성전자의 대차대조표를 슬쩍 디비보자.



sam.JPG




현금 1조 9천억원, 단기금융상품이 3조 4천 4백억원, 단기매도가능증권이 1조 2백6십9억원.


무노조경영으로 직원들의 피땀을 쪽쪽 빨아먹은 결과로 아찔한 숫자들이 퍽퍽 튀어
나오지. 딱 봐도 몇 년간 헛짓거리를 해도 망하지 않을 회사라는 것이 보일 거야.


이 정도 규모의 회사는 금융채나 국채, 수익증권 등으로 자금을 불리는 돈놀이를
하는 자금부서를 따로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이자율 0.1%에 따라 몇억이 왔다갔다
거리는데 그냥 장판 밑에 현금 깔아두는 건 바보짓이지.


하지만, 단기매매증권은 단기간 내의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취득한 유가증권이기 때문에
금융업 이외의 일반기업, 특히 소규모 기업에 이 자산이 많다면 그닥 바람직하지 않은
자산
이야. 사업에 집중하지 않고 돈놀이에 한눈 팔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거든.


잘보면 삼성전자 대차대조표의 계종은 단기매매증권이 아니라 단기매도가능증권이지?


이건 만기보유증권 등과 더불어서 중장기 투자 중 현금화 되는 기간이 1년 이내로
다가온 상품들이야. 단타로 치고 빠지는 양아치짓이 아니라는 소리지.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은 비유동자산에 가서 자세히 설명해 줄게.






4) 단기대여금


회사가 금전소비대차계약에 의하여 금전을 대여한 경우, 쉽게 말해서 돈 빌려줬을 때
이 과목에 표시를 하게 돼.


직원들이 집을 사야 되는데 돈이 없어서 회사가 빌려주는 경우, 자회사가 우는 소리
징징거려서 빌려주는 경우 등 벼라별 거래가 다 있겠지. 그 중에서 현금화 되는
시점이 1년 이내인 것들이야.


이 또한 그리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자산이야. 주위를 둘러봐. 여기저기 돈 빌려주고
다니는 넘들이 나중에 어떻게 되나. 사람만 잃고 말년이 안 좋아.


단기매매증권과 단기대여금에서 대충 감 잡았겠지만, '단기'라는 말이 붙은 계정과목
들은 그 기준을 1년
으로 하고 있어. 대부분의 회사가 년단위로 결산을 하기 때문에
각 회사의 재무제표를 1년 단위로 비교해보면 '단기'가 붙은 항목들의 변화가 보일거야.


확인해보려면 인터넷 창을 열어서 아래와 같은 주소로 들어가보자. 금융감독원의 전자
공시 사이트야.


http://dart.fss.or.kr/


검색으로 자기가 알고 있는 적당히 큰 기업을 찾아보면 '보고서'라는 것들이 주루룩
뜰 거야. 디비보면서 지금까지 읽은 것들을 함 확인해보도록 해. 구체적인 사례를
보는 것만큼 큰 학습은 없어. 말 좀 들어, 이 게으른 색히야.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8 All rights reserved






2008/12/09 11:18 2008/12/09 11:18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하나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754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754












2. 회계, 왜 하나? 무슨 기준으로 하나?


지하철역을 지나다보면 종종 피켓 든 쿨가이들이 이렇게 외치는 것을 볼 수 있지.



  "회계하라! 천국이 멀지 않았다!"


  "기리쿤여! 회계는 천국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해야하는 거군여!"



당근 한 박스 그렇지 않다.


외감법이라는 것이 있어. 외갓집 감나무가 누구 것이냐에 대한 법이 아니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줄임말인데
누가 무슨 기준으로 줄였는지는 높으신 냥반들이 한 일이라 난 잘 모르겠어.


아무튼 이 법에 따르면 직전 연도말 자산총액이 70억원 이상인 주식회사는
반드시 공인회계사로부터 감사를 받아야
돼.


간지 안나게 백억이면 백억이지 70억은 또 뭐냐,
빠징코에서 세븐이라도 띄우다가 만든 법이냐,
묻지마라. 높으신 냥반들이 정한 거라니까.


그냥 70억 이상이나 자산을 끌어 모았으면, 감사하고 회계해야 천국에 간다고 생각하면 돼.


그래야 내게 강같은 평화 넘치는 거야.


그럼 회계는 무슨 기준으로 하느냐.


하나님의 말씀으로 회계하면 좋겠지만, 그 분 몹시 바쁘시다.


그래서 기업회계기준이라는 것이 있어.


읽어봐야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를 소리 뿐이니,
굳이 디비봐서 자신의 아둔한 두뇌를 검증할 필요는 없어.


그냥 그런 게 있구나, 정도면 일간지 경제면 읽는 것에 무리 없으니까, 70억원 이상인
주식회사는 반드시 외감법에 의해 공인회계사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야 되며 그 기준은
기업회계기준을 따른다
, 정도만 알아두자구.


이런 행위들은 기업이 적자를 내고도 흑자인 척, 혹은 흑자를 내고도 세금 삥땅치려고
적자인 척 낚시질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건 대충 감이 오지?





3. 님하, 재무제표가 뭔가여


이왕표나 차인표, 방송편성표 말고는 아는 표가 없는 너.


분명 지금 재무제표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당황하고 있겠지.


일단 지금부터 뭔가 아는 척 하는 표정을 지으며 읽도록 해. 인생 별거 없어.
이러면서 흥미를 가지고 배우고 아는 척 하면서 사는 거지. 올빽 머리에 간지 양복
입고 증권 TV에 나와서 씨부렁거리는 아저씨들도 처음에는 다 그랬어.


앞서 회계의 기능은 그 기업의 활동 중에서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업무를 추출해서
처리하고 그 정보를 이해관계자 집단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었어.


했었다구, 이 닭대가리야.


재무제표는 이해관계자 집단에게 전달되는 재무 전반 상황에 대한 요약 문서 정도로
알아두면 돼.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와 같이
아싸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구나, 싶은 것들로 구성되는데 겁 먹지 마.


엉아가 하나씩 아는 척 해줄께.





3-1.대차대조표


대차대조표는 회사가 가진 자산, 부채, 자본을 표시하는 표야. 뭔 소린지 모르겠지?


왼쪽, 차변이라고 불리우는 곳부터 하나하나 디비보자.


차가운 똥의 느낌, 차변에는 회사의 자산을 기록하게 돼.


자산이 뭘까? 물론 너네 동네 뒷산 이름은 아니겠지.


자산이란 회사의 경제적 자원 즉 현금, 예금, 주식, 부동산 같은 것들을 말해.


흥부에게는 박씨가 자산, 보도방 주인은 아가씨들이 자산, 카사노바에게는 다마 박힌
곧휴가 자산, 레이싱걸 언니들은 큰 가슴이 자산.


그럼 일반 회사는 어떤 것을 자산 항목으로 가지는지, 일단 유동자산부터 뜯어보도록
하자.


유동자산, 골뱅이 냄새 물씬 풍기는 이 자산은 도대체 뭥미.


쉽게 썰을 풀자면 즉시 혹은 단기간에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말해.





1)현금 및 현금성자산


기초 중의 생기초. 아이큐 두자리 숫자도 알 수 있는 항목이야.


지폐, 동전, 외화, 같은 통화와 수표 같은 통화대용증권이 여기에 속해.


은행이나 상호신용금고 등 예금금융기관에 예치한 예금 중에 이자의 손해없이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도 이 항목에 속해. 장소적 차이만 있을 뿐
현금과 차이가 없잖아. 카드 들고 현금출납기에서 쓰윽 뽑아버리면 되니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예금 중 손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고 이자의 손해가 없는
예금
만 이 항목에 포함이 된다는 거야. 정기예금은 만기 전에 인출은 가능하지만
깨면 이자 손해가 크잖아. 술값 때문에 적금 깬 거 생각해 봐. 이자가 얼만큼 날아
갔는지 생각해 보라구. 그래서 정기예금은 여기에 못 낑겨. 그건 조금 뒤에 나오는
단기금융상품 이라는 곳에 낑겨 넣을 거야.





2)단기금융상품


자, 말대로 조금 뒤에 바로 나왔지.


여기는 위에서 말한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사용제한 예금 등
기업이 단기적인 자금운영목적으로 소유하는 것 중 기한이 1년 내에 도래하는
조루금융상품들을 집계하는 항목이야. 현금과 고만고만하게 비슷한 성격이지만
아주 초쿰 다른 항목들이라고 생각하자.


사실 여기에 속하는 상품들은 강남 인근 쭉빵 언니들 수만큼이나 많은데, 어려운 건
집어 치우고 어디 가서 아는 척 하기 좋은 것들 2가지만 디비보자.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8 All rights reserved



2008/12/09 11:15 2008/12/09 11:15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하나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751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751











바야흐로 대세는 '웰컴 투 천민자본주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내용의 책을 돈 받고 팔아제끼는,
그래서 전국에 암약하는 출판사들이 너도나도 '잘 살아보세'라는
씹스러운 새마을 정신을 되살려 실용서적 찍어내기에 바쁜 캐간지 시대.


하지만, 그런 책들을 읽어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어.


긍정의 힘을 믿고 아침형 인간이 되어 새벽같이 외국어 공부를 하며,
상류층 진입을 위해 새벽까지 넥타이 머리에 묶고 폭탄주를 돌려도
돌아오는 것은 위염과 지방간,그리고 비만 1급 정도.


돈은 그 책을 찍어내고 파는 출판사와 서점이 벌어.


당신은 아니지.


왜냐고?


당신은 'Nature Born 소시민'이니까.


찔끔찔끔 번 돈을 펀드로 션~하게 날려먹고,
십년 넘게 허리가 휘게 일해봐야 인플레이션이라는 발음도 힘든
희한한 코쟁이 언어 한 방에 쉽게 제압될 것이 뻔한 당신.


당신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그저
전문용어를 섞어서 사람 야코 죽이는 회계부서나 세무서에
소심하게나마 반항할만한 최소한의 지식,
무지렁이 쌍것의 위치를 벗어나 연봉협상에서 미약하게나마 주장할 수 있는
자기개발의 근거,
혹은 이런저런 상품이 좋다고 들개 포지션으로 둘러싸고 덤벼드는
금융 건설턴트 나부랭이의 낚시질에 걸려들지 않을 정도의 개념 정도지.


그런 당신을 위하여 아는 척 하기 좋아하는 횽아가 아주 얕은 지식을 던져줄께.


꼭 당신을 위한 글은 아니야.

나도 이짓거리를 8년째 하고 있다보니
잘난척 할 게 이거 밖에 남아 있지 않아서
이렇게라도 잘난척 해보려는 거야.


전문 용어 몇개라도 익히면 어디가서 뻐꾸기 날릴 때 약간의 도움은 될테니까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읽어봐.





1.기업과 회계. 님하 개념 좀!


기업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해보자.


기업이 뭘까?


정부, 가계와 더불어 3대 경제주체라는 중딩 사회 교과서 읊는 소리일랑 일찌감치
얼굴에 낀 개기름과 함께 제거해줘.


그래. 기업은 돈 버는 집단이야.


저희는 단순히 돈 버는 집단이 아니라능~ 사회 환원을 통해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만든다능~ 이런 개소리를 해대는 기업들, 그거 다 배때지 불러서 나온 소리야.


미네랄이 있어야 마린을 뽑고, 아덴이 있어야 아이템을 지르지.


돈 못 벌면서 그런 짓 하는 기업은 지구상에 없어. 안드로메다에도 없을 거야.


그럼 사회와 사랑을 나누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보셈, 이래저래 씨부리며 쓰는
그 돈은 다 어디서 났을까?


그래. 당신 주머니.


자본주의의 기업은 당신의 지갑을 털어야 살아. 가능하면 악착같이 박박.


그럴 때 회계라는 것은 기업이 돈을 벌면서 언제, 얼마나, 어떻게 벌었는지
썼는지 숫자로 표현하는 역할
을 수행해.


그래서 회계를 '랭기쥐 오브 비지니스(혀를 굴려라!)'라고들 한다.



  "아 씨밤, 말로 하지 왜 주먹, 아니 숫자로 하나염!"


  "대박 났어요, 그럭저럭 먹고 살만큼 벌어요, 라고 해도 되지 않나염!"



발끈하는 당신은 무쉬칸색히.


자, 당신이 여고생과 원조교제를 했다고 치고 당신 애인이나 마누라에게 표현을
해보기로 하자.



  "학교를 다니며 열심히 일까지 하는 어느 여고생에게 금일봉을 지원해주었삼"



뭐, 이런 식으로 두리뭉실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얘기하지 않겠어?


'헤죽거리면서 색끼가 잘잘 흘러 넘치는 쭉빵 여고생과 으헝;' 어쩌구라고 말할
자신 있는 사람은 이 글 더 이상 안 읽어 돼.


그 정도 깡이면 뭘 해도 한다.


좀 돌아왔지만 숫자는 정직해.


'사랑해'라는 말은 '용돈 좀 줘' 혹은 '오늘 밤 므흐흣; 어때?'와 같이 여러가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지만, 1은 1이지 2가 아니고 10은 10일뿐 100이 아니잖아.


그래서 '랭기쥐 오브 비지니스(혀를 굴리란 말이다!)'로 사용이 가능한 거야.


그렇다면 그 랭기블라블라는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당신의 주머니를 노리는 그 기업과 관련된 관계자들을 위해 쓰여.


어떤 관계? 남녀 관계? 내연 관계? 성관계?


아니지.


이해관계자지. (이 문장과)


자, 그럼 그 관계자들을 좀 살펴보지. (이 문장은 소리내어 읽어도 좋아)


1) 주주, 채권자, 거래처 (재무회계)

2) 경영자, 종업원 내부인 (관리회계)

3) 과세당국, 감독기관 (세무회계)


1번의 구성은 기업에 직접 돈을 투자한 싸장님 혹은 그 기업에게 돈을 받거나 주어야
할 싸모님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이야.


외부에 있으니 기업이 돈을 얼마 벌었는지, 얼마나 썼는지 미아리 점쟁이가 아니고서야
알 도리가 없는 인간들이지.


2번의 구성은 존경해마지 않는 회장님 및 사장님 이하 임원진 여러분들과 그 분들
밑에서 손바닥 비비며 박박 기는 내부인들이야.


높으신 냥반들은 골프장에서 션~하게 그린피와 캐디피 지르고 다니려면 얼마나
벌어야 하는지 궁금하고, 종업원들은 이노무 회사는 돈을 얼마나 못 벌길래 월급이
이따윈지 궁금하겠지.


3번의 구성은 노량진에서 기나긴 시련의 시기를 거쳐 거머쥔 철밥통 직장에 빛나는
공무원님들이야.


이 님하들은 기업이 돈을 제대로 버는지, 사기를 쳐서 버는지, 돈을 벌면 세금은
꼬박꼬박 내는지 관리/감독하는 직무를 가지고 계셔.


위와 같은 3가지 그룹들, 쩐의 구조를 알고 싶어하는 싸장 싸모님들을 비롯한 말단
노동자들을 위해 회사는 숫자로 그 활동을 알려주게 되고, 그 목적에 따라 명칭을
각기 재무회계, 관리회계, 세무회계라고 한다.


뭐, 읽기도 벅찰텐데 이런 명칭까지 외울 필요는 없어.



요약하자.

기업은 돈을 버는 집단이다.

회계의 기능은 그 기업의 활동 중에서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업무를 추출하여
처리하고 그 정보를 이해관계자 집단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고로, 꼬추도 오줌눌 때만 쓰는 게 아닌 것처럼 회계는 측정기능과 전달기능을
동시에 가진다.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8 All rights reserved



2008/12/09 11:10 2008/12/09 11:10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749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749


진화의 측면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 이상일 경우 정향진화는 생명체에 있어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일랜드큰사슴'인데, 이 녀석들은 갈수록 커지고 무거워지는 뿔로 인해
오히려 생존과 개체의 보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하루에 8시간 이상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갑자기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어가기
시작한 것은, 얼핏봐도 사는데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코끼리의 상아가 점점 줄어들
무렵부터였다.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의 추측성 발언들이 연일 일간지를
장식했고, 기다렸다는 듯 언론사들은 대동단결하여 신문구독료를 인상 하였으며, 세계각국의
내노라 하는 제약회사들이 신약개발에 엄청난 액수를 투자함에 따라 제약주들은 연일 주식
시장에서 상한가를 이어갔다.


이 범세계적 재앙의 이유가 곧 지구를 달과 지구사이 거리의 20배 거리로 스쳐지나가게 될
소행성의 영향 때문이라는 의견과, 자본주의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된 자들의 최후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지금가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기적들이 죽어갔는지를 호소하는 선진국
종교 지도자들의 주장이 신 자본주의 진화론자들의 의견을 옹호했던 바, 여론은 점점 후자로
모아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예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노동을 했고, 실업자들이 단체로 자살을
해버리는 통에 장의사들의 소득세 납부액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정부는 세금이 남아돌아 즐거웠고, 사업가는 회사가 잘 돌아가 즐거웠고, 서민들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즐거웠으며, 죽어버린 사람들의 기분은 알 수 없으니 모든게 예전보다 나아진 셈이다.


소행성론을 주장한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행성 센터는 어느 사이비 종교단체의 공격으로
붙타버렸고, 신자본주의 진화론자들은 분기별로 자신이 쓴 책들을 수정보완판으로 편찬하여
판매했다.




팬더가 등장한 것도 그때였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잔무를 하기 위해 출근한 일요일.


나는 회사 근처 중국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삼선짬뽕밥에 왜 죽순이 들어가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팬더가 되었다.


최초 발견자인 연변 출신 종업원 아줌마는 불법 체류자 신분인 듯 신고를 꺼려했고
결국 화교출신 주방장이 팬더 관리국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과천종합청사로 오셔서 팬더 등록을 하시랍니다.>



주방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들어가 요리를 시작했고, 난 조금 쭈삣거리며 중국집에서 나와
지하철 4호선을 타고 팬더 관리국 사무실을 찾아갔다.



<서울지역 내일의 적정 예상 근무량은 오전 3시간 51분, 오후 7시간 20분이며
  곳에 따라 3시간 정도의 추가 근무가 적당할 수 있겠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주의깊게 시청했을만한 <내일의 일>이 지하철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TV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이미 팬더가 되어버린 나에게 그런 정보는 더이상 의미기 없었다.


놀랍게도 난 스키브 바라캇의 음악이 언제나 BGM으로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종합청사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의경 한명이 나를 보자마자 친근한 말투로 물었다.



<팬더관리국 찾아오셨습니까?>



그리고 그는 종합청사 지하5층 팬더관리국 사무실까지 나를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그래, 경찰은 우리의 친구. 그러니까 의경은 친구 동생 정도.


팬더에 관한 논문으로 가득 찬 그 방에는 날카로운 인상의 7급 공무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미간을 찡그리며 앉아 있었다



<에이즈감염자 한 명이 1,000명의 정상인과 콘돔을 착용하지 않고 성관계를 맺을 때
  그중 약 4~6명이 에이즈에 감염이 됩니다>



7급 공무원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내게 말했다.



<대략 0.5%군요>


<대략 0.5%죠>



남자는 한쪽 눈썹을 약간 치켜 올리며 대답했다.



<비슷합니다. 비슷하게 죽순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사람이 팬더가 될 확률은.>


<대략 0.5%군요>


<대략 0.5%죠>


<공무원이 일요일날 이런 일로 출근해야 할 확률보다 크지요.>


<네, 그렇군요>



그 공무원은 갑작스러운 일요일 출근으로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다.



<아시겠지만 에이즈 보균자가 감염여부를 확인해서 죽기까지는 평균 15년 정도가 걸리지요.
  팬더의 수명도 마찬가지입니다.>


<팬더도 에이즈 환자와 비슷하게 면역결핍으로 죽나요?>


<사망유형은 비슷하지만, 에 또, 뭐랄까, 우리나라 에이즈 환자들의 주된 사망원인은
  면역결핍이 아닙니다.>


<그럼?>


<외로움이나 사회적 편견, 그런 것이겠지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대부분 몇년 못 버티고 자살하거든요.>




공무원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5 All rights reserved




2005/09/30 19:54 2005/09/30 19:54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740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740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다.


순간적인 기압의 차는 항상 나를 미치게 한다.


잡다한 기억들이 여기저기서 밀려들어 머리속이 마치 러시아워의 지하철처럼
되어버리고 만다.


소나기가 오는 날은 늘 그렇다.


나무에 달라붙은 담쟁이 덩굴처럼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 온몸을 조여버릴 듯
덮쳐온다.






내가 만난 여자들은 객관적으로 볼 때 정말 하나같이 '예쁘지 않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그 이름들은 내 혀끝에서 튕겨져 나올 때만 사랑스러운 이름일 뿐이었다.


그중에서도 그 아이는 정말 너무나 평범한 이름을 가졌었드랬다.






내가 유독 그 아이를 추억하는 이유는 단지 내 첫사랑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유일하게 나에게 기쁨을 준 사람이라고 기억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건데 그것은 한참을 지나고나서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믿었던 혹은 믿고 있는 그 사람이 나를 지치게 했던 쾌락이었는지,
나를 살아가게 하는 기쁨이었는지.







1년이었다.


그 아이를 잊는 시간은 그것으로 족했다.


사람을 잊는다는 것,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죽을 것 같은 날들은 결국 살고싶다는 의지에 아주 쉽게 굴복하고 말았다.


가끔은 샤워하고 나와서 몸을 말릴 때, 전자렌지에 3분 요리를 넣고 돌아가는 것을
멍청하게 바라보다가 그 아이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누군가 내 입을 열고 빈 속에 차가운 콜라를 들이부어버리는 느낌이
들어 소름이 돋곤했지만 그것조차 1년이 넘으니 꾸준하지는 않았다.



... 그럼. 난 과거보다는 현실을 사는 남자인걸.







뭐든 깔끔하게 마무리 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해하던 나를 위해서였을까.


그 아이는 지지부진한 이별대신 사별을 택했다.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를 같이 보고 나오다가 그 아이가 이런 얘기를
했었다.




  "나도 저런 사랑 해보고 싶어"


  "쳇, 그럼 나보고 죽으라는 소리야?"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비극은 죽는게 아니야"

  
  "그럼 뭐야?"


  "무관심과 무뎌짐"


  "Ghost가 사랑과 영혼이라는 제목이 된 것부터 관객에 대한 무관심이야!"




난 괜히 심술을 냈다.


좋다.


뭐, 예전에 죽도록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죽어버렸다면 꽤 분위기 있어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인생의 쓴맛을 좀 알고, 가슴 저 구석에 아련한 외로움 같은 것도 있어보이고
말이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사랑을 하기에 딱 좋은 백그라운드다.


3인분어치의 쾌활함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해서 그 슬픔을 잊어버려고 발버둥치는
사람으로 보이면 효과는 더욱 좋다.





  "이게 <정말 사랑일까 의심하는 그 순간>부터 그 사랑은 비극이 된대"




그날따라 그 아이의 말이 내 머리 속에 매미울음처럼 퍼지고 있었다.


그 나이 또래보다 조금 조숙했었던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유치했던 것인지
그 아이는 가끔 그런 말들을 조용한 어투로 얘기했다.




  "그래서 세상 대부분의 사랑은 결국 비극일 수 밖에 없는거야"




그 아이의 무표정한 얼굴이 어두워진 하늘에 흐릿하게 겹쳐졌다.


죽어버린지 몇년이 지났는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그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기억날리가 없었다.




  "구름보고 있었어?"




어느새 블란더스가 내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저 따위 시커먼 먹구름을 보고 있을리가 없잖아"




난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울컥 화를 내버렸다.


'아니야, 난 이상한 생각 따위 하지 않았어'하고 항변하듯 말이다.




  "빛을 흡수한 물방울들의 옹기종기 모여있는거야"




내 마음을 읽었는지 블란더스는 대뜸 먹구름에 대해 얘기를 했다.




  "그래서 사실은 몽실몽실한 흰구름보다 더 따뜻한 구름이지"




따뜻한 구름.


그랬었나.




  "차가운 대지에 빗방울을 뿌리면서 사는 정이 많은 구름이야"



  "구름따위에 정 같은게 있을리가 ..."




난 무엇인가 반박하려다가 이내 그만두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비가오는 날 강아지에게 투정부리는 일 따위는 하고싶지가 않았던 것이다.




  "흰구름은 그저 떠있지. 세상에 살고있는 흔하디 흔한 사람처럼."




블란더스는 내 행동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면서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나기가 오면 갑자기 <큰 선물>을 받았다는 느낌이 올때가 있을거야"





블란더스의 말대로 정이 깊은 사람들은 왠지 심술맞아 보이고, 불친절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먹구름을 닮아서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비유가 아무리 절묘하다 하더라도, 난 비가 싫었다.


비오는 날은 커피에 빠진 크래커가 된 느낌이 들어버리니까.


난 청량하고 차가운 하얀 구름처럼 아무에게도 비를 뿌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큰 선물"




블란더스가 내게 다시 한번 각인시키듯 중얼거렸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같이 이상한 소리 좀 하지마"




난 그저 빈정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블란더스는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잘 봐"




그때 블란더스가 한 말은 비가 내리는 날 나를 옭아매는 기억의 일부가
되어있다.





  "난 여우가 아니라 비를 좋아하는 강아지야"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3 All rights reserved






2003/09/02 23:18 2003/09/02 23:18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14개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724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724







잠에서 깬 블란더스는 꽤 귀여운 몸짓으로 눈을 비비고나서 사탕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떨어졌으면 바오밥나무를 먹는 양이라도 그려달라
   그래야 되는거 아닌가'




내가 속으로 조금 한심한 생각을 하고 있자, 블란더스는 사탕을 웅얼
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사는 별에는 바오밥나무가 없는걸?"




순간적으로 난 가시에 손가락을 찔린 듯 뜨끔했다.



  "이거 더듬이거든"



블란더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끝이 동그란 귀를 흔들었다.




  "어 ... 그러니까 그거 개미같은 거에 붙어있는 그런건가?"




말을 하고보니 블란더스가 개미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탕이나 설탕물에 많이 달려드는거 하며 ... 날개가 달린 숫캐미정도 ...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아챘는지 블란더스가 혼자서 키득거리며
웃었다.




  "눈이 앞으로 달려있는 생명체는 자기자신을 보지 못하거든"


  "음?"


  "뭐랄까 ... 개미의 더듬이랑은 조금 다른거야. 스스로를 보는데 쓰는거니까"


  "글쎄 ... 어려운데?"


  "알게될 날이 올거야"



  
블란더스는 입맛을 다시며 창가로 다가가 기지개를 켰다.


이것저것 의문투성이인 강아지였다.



  "궁금한게 있어"



난 용기를 내어 그를 처음 만날때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왜 지구에 떨어지기를 반복하는거야?"


  "음 ... 별이 되려고"



블란더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큰 눈을 끔뻑거리며 말했다.


너무나 이상한 말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으로 말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져야지 싶었다.



  "추락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 내 눈속에 있는 별이 점점 커져.
   그게 다 커지면 별이 되는거지"


  "별같은거 되서 뭐하게? 그냥 그거 돌덩어리잖아"



내 질문이 조금 한심스러웠는지 블란더스는 한숨을 조그맣게 내쉬었다.




  "지구인 중에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이라는 걸 깨닫는 사람이
   드믈어. 그래서 생일선물에는 고마워하면서도 삶 자체는 고마워할
   줄 모르는 거 같아."



나에게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그의 표정이 웬지 슬퍼보였다.


당시 난 그저 세상에는 37처럼 어느 수로도 나누어지지 않는 놈도 있고,
바퀴벌레처럼 지구상에 2억5천만년 동안 조금의 진화도 없이 오로지
'존재'만 하는 놈도 있으니까 별이 되려는 강아지 하나 정도 있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만 했다.



난 참 어렸고 철이 없었다.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3 All rights reserved


2003/08/01 21:49 2003/08/01 21:49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716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716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일종의 정신적인 나체주의자라 할 수 있다.


자기를 들어내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어떤 사람은 추악한 자기를,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자기를 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들어내기를 부끄러워하거나 그 방법이 서투른 사람은
좋은 글을 써내지 못하는 것이다.


블란더스가 지구에 내려와 겪었던 이야기를 말하려고 하는 지금, 난 과연
그의 이야기를 잘 엮어낼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          *          *          *          *          *




블란더스가 처음으로 지구에 떨어져 만난 사람은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차마 수업을 들어갈 수 없는, 내일보다는 벅찬 오늘이 더 소중한
그런 평범한 인물이었다.


블란더스가 그의 집에 추락했을 때, 그는 3년간 사귀어 온 여자와 결별을 다짐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임이나 긴장감 같은 것은 사라진지 오래야."


  "으흠?"




그의 투정에 졸고 있던 블란더스가 반응했다.



  
  "더 좋은 여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지도 오래고"


  "으흠?"




블란더스는 여전히 한쪽 귀를 쫑긋거리고 있었다.




  "이제는 잔소리도 지겹고, 사소한 일에 티격태격 거리는 것도 지겨워"


  "그거 참 지겨운 일이지"




블란더스는 남자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이런건 사랑이 아니야. 헤어져야겠어."




블란더스의 응원에 힘을 얻은 남자는 결연한 표정으로 각오를 다짐했다.


그러자 블란더스는 그를 향해 한참동안 큰 눈을 끔뻑거렸다.




  "사람이 조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자신하고 있는 만큼
   그렇게 뛰어나지는 못한 것 같거든?"




블란더스는 특유의 비유법으로 남자에게 말을 건넸다.




  "음 .. 뭐랄까. 새가 알에서 태어나서 처음 본 물체를 엄마라고 생각하는거
   말이야. 사람들은 그걸 보고 새가 참 멍청한 동물이라고 생각하지."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야?"




남자는 투덜거리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인간도 마찬가지인 것 같거든"



  "뭐가?"



  "인간들 역시 가장 좋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좋은 맨 처음의
   사람과 사랑을 하는거 같아"



  "........."



남자는 블란더스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아닐가 생각해. 둘이 함께 보낸 시간이 그 사람을 가장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잊고 싶은 기억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하는게 아닐까 하고."



  "음"




남자는 짧게 신음했다.




  "지금 그 사람이 너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 동안
   네가 그 사람과의 시간을 잘 못 사용했다는 뜻이겠지"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결국 난 이제 그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



남자는 우울한 목소리로 블란더스에게 소리쳤다.




  "알고 있어. 난 다만 그 책임이 너에게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거야"




블란더스는 귀를 쫑긋거리며 얘기했다.




     *          *          *          *          *          *




  "그래서 어떻게 됐어?'



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어보자 블란더스는 크게 하품을 하고는 매우 졸린 듯
대답했다




  "헤어졌지"


  "에게?"




그의 대답에 난 조금 실망스러웠다.




  "뭐야, 그 시시하다는 말투는?"


  "지구에 와서 처음 와서 한 일이 헤어지는 걸 그냥 바라본 거라는거야?"


  "날 램프의 요정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지?"




블란더스는 반쯤 감긴 졸린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괜찮아. 무책임한 열정이 순수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는 나이였으니까.
   앞으로 그 열정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자기 몫이겠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었으면 더 보람있지 않았겠어?"




난 아쉬워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





  "언제나 따뜻한 햇볕만 바란다면 그 사람은 사막이 되어버려"



  "........."



  "비가 내릴 시기였던거야"





블란더스는 말끝을 흐리면서 잠이 들어버렸다.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3 All rights reserved

2003/07/01 20:36 2003/07/01 20:36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18개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696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696







블란더스#3  - 기다림을 말하는 강아지 -




블란더스를 만나기 전까지 '천이궤도(Transfer orbit)'라는 말은 들어본적도 없었다.


문과생이 그런걸 알리가 없잖아.


지구의 적도면상을 정동쪽 방향으로 나가는 원궤도를 '정지궤도'라고 한다는 것을
기억해냈다는 것만도 기특한 터였다.


내가 정지궤도를 기억해낸 이유는 이 궤도 내에서는 '위성의 공전주기와 지구의
자전주기가 동일'하기 때문에 지표에서 보면 위성은 적도 상공의 한 지점에 머물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는 말에 굉장히 신기해했기 때문이다.


웬지 '인공위성 사기단'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말이다.


블란더스를 떠나보내고 뒤져 본 백과사전에 따르면 정지궤도와 같은 궤도고도가 높은
에 위성을 발사할 때, 일단 저고도의 원 궤도에 올려놓은 다음, 정지 궤도로 유도하기
위한 중간 위치의 타원 궤도에 올려서 거기서부터 정지 궤도로 투입하는 방법이
일반적인데, 이와 같이 고도가 다른 제1궤도로부터 제2궤도로 올려놓기 위한 중간의
궤도를 '천이궤도(Transfer orbit)'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블란더스의 말에 따르자면 그는 지구로 추락하기 위해 이 타워형의 천이궤도를 아무런
동력없이 순전히 뉴턴의 운동법칙에 따라 관성만으로 돌며 대기하다가 태양과 달의 인력이
강해져서 그 인력이 지구의 바닷물을 끌어당겨 해수면이 높아지는 날을 택해 추락했다.


'지구-달-태양' 혹은 '태양-달-지구'와 같은 일직선 정렬이 되는 경우, 결국 추락기회는
한달에 2번, 그러니까 1년에 24번의 기회만이 주어지는 것이다.


바로 그날, 블란더스는 태양과 달을 뒤로한 채 그들의 인력에 적당히 의존하며 지구의
강한 중력을 피해 내 방안으로 추락했다.



  "대기권을 통과할 때 꽤 뜨끈뜨끈했지, 하하"



웬지 풍선이나 이동하는 철새들을 타고 내려왔다고 말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았지만
그의 해박한 과학적 지식에 난 고개만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다.




  "왜 그런데서 기다리고 있는거지?"


  "왜냐니?"


  "그런데서 돌아다니면 인공위성이랑 부딪힐 수도 있고 말이야."


  "으흠?"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랑 부딪히면 아프지 않을까?"

  
  "으하하하하하~"



블란더스는 내 질문이 바보같다는 듯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


한참을 웃던 그는 웃음을 멈추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기다리는 건 당연하잖아. 뭐든지 기다려야 얻을 수 있으니까"


  "뭘 얻는데?"


  "기다리는 시간은 많은 걸 얻지. 설레임이나, 상상들"


  "글쎄 ..."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말 그럴까.



  "기린이란 동물은 하루에 5분 정도 자거든? 기린들은 그 5분의 휴식을 위해서
   하루종일 사자한테 쫓겨다니지."



블란더스는 지구과학의 영역을 벗어나 생물학의 영역으로 나를 끌어당겼다.




  "기다리며 산다는 것은 가끔 행복할 때 아주 고마워할 수 있다는거야."




난 순간적으로 '참 재미없는 소리를 하는 강아지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블란더스는 귀를 쫑긋거리며 말했다.




  "너도 다른 지구인들처럼 이런 얘기는 재미없어하는구나"




내가 깜짝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자 블란더스는 나를 향해 살짝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3 All rights reserved

2003/06/27 21:17 2003/06/27 21:17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684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684







블란더스#2  - 술 권하는 강아지 -



트렌디 드라마에서 예찬해 마지않는 푸르른 젊음, 이십대 초반의 삶은 막상 닥치고
나니 배신감에 은근히 부아가 끓어오르는 나이로 변질되고 말았다.



"지금이 너희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대학만 가라. 대학만 들어가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수년간 세뇌를 당했기 때문이었겠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저리도 말도
안되는 소리에 10년 넘게 세뇌를 당하면서 살아왔는지 조금은 우습다.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어디 있겠어.


저 소리를 밥먹듯이 한 고3 담임이 '대학진학률 최고반 담임'으로 선정되어 해외여행
티켓을 거머쥔 것을 알게된 후로부터 내 인생은 복잡해졌던 것 같다.


사막을 헤메다가 '저 언덕만 넘어가면 오아시스가 있어'라고 말하는 안내자를 따라
언덕을 넘었더니 안내자가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 '우헤헤~ 지금까지 모두 뻥이었지롱~'
하며 도망가버린 셈이다.


사람들은 예상 밖의 상황에 당황한다.


나 역시 사회 부적응의 결과로 대학을 잠시 쉬며 글을 쓰고 있었다.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월요일 아침 운동장 조회에 나가는 것만큼 싫었던 시절이었다.


산아래 작은 옥탑방을 얻어 글을 쓰기 시작한지 반년째, 난 그믐달만큼이나 심심했다.


적어도 트레이닝 복을 헤치고 날개가 달린 빨간 강아지가 튀어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몇일동안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뭔가 신선한 충격을 바라고는 있었지만, 이런 또또복권
연속당첨만큼이나 말도 안되는 경험을 하리라고는 생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경찰을 불러야 하나?'



이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



순간적으로 난 얼음이 되었다.


말하는 강아지를 처음 접하는 순간의 느낌은 그런 것이다.



  "응? ... 으응 ..."


  "굳어있네?"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난지 채 10분도 안되는 시간, 난 순식간에 상당히 웃기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 글쎄 ... 뭐랄까 강아지하고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라 ... "



더듬이 같은 귀와 별사탕 같은 눈을 가진 강아지는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침대
위로 뛰어 올라갔다.



  "술 마셔봤어?"


  "어? ... 응 ..."


  "첫잔에는 잘 안 취하지?"


  "응"


  "마시다보면 은근히 취하고 말이야."


  "응"


  "나랑도 그렇게 될거야. 그냥 나한테 술을 권한다고 생각해."




강아지가 다독거리는 말투로 나를 위로하며 씨익~ 웃었다.




  "이거 먹어도 돼?"



내가 잠시 움찔하는 순간 강아지는 어느새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사탕통에 코를
가져다대고 있었다.



  "어 ... 어 ..."



말이 끝나자 무섭게 강아지는 사탕을 꺼내어 입에 물었다.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내내 이것만 생각했거든"



강아지는 사탕을 입에 가득 물고 술을 권하듯 얘기를 시작했다.





                   Copyright ⓒ www.seojihak.com 2001-2003 All rights reserved


2003/06/24 23:37 2003/06/24 23:37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 13개가 달렸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www.seojihak.com/rss/response/218669

댓글+트랙백 ATOM :: http://www.seojihak.com/atom/response/218669